"마무리투수라면 스피드죠".
150km. '마당쇠'김광수(30, LG 트윈스)가 올 시즌에는 중간계투가 아닌 마무리투수로서 9회말에 '승부 종결자'로 나서 150km 강속구를 바탕으로 경기를 매조지겠다고 다짐했다.
22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지로 출발한 김광수는 OSEN과 전화통화에서 "올 시즌 구속이 2∼3km 더 나오면 좋아질 것 같다. 구속이 떨어지면 작년보다 제구를 더 신경 쓸 것이다"라고 말한 뒤 "스피드도 나고 제구도 되면 정말 좋겠지만 둘 다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스피드"라며 굵은 땀방울을 흘릴 준비가 되어있음을 내비쳤다.

김광수가 2∼3km라고 말한 이유가 있다. 김광주는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이 147∼148km까지 나왔다. 조금만 더 끌어올리면 150km 강속구 투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준비는 순조롭다. "지난해 진주, 플로리다 마무리훈련부터 충분히 쉬면서 몸 관리를 잘 한 것 같다"고 말한 김광수는 사이판 훈련에서는 어깨 근력 강화 훈련을 착실히 수행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피칭은 하지 않았지만 오키나와 도착 후 불펜 피칭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2000년 프로에 데뷔한 김광수는 2010시즌 중간계투로 맹활약 하다 마무리투수였던 오카모토 신야의 퇴출이 결정된 뒤부터 9회에 마운드에 올라 8세이브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도 68경기에 등판 4승5패 8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40을 마크하며 LG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피안타율이 3할4리로 마무리투수로의 관점에서 볼 때 조금은 높은 수치지만 김광수는 맞으면서 성장했다. 그는 "많이 맞기도 했지만 중간에 경기를 많이 나가다 보니 게임에 익숙해졌다. 중간은 매일 나가니까 컨디션이 안 좋더라도 빨리 좋게 만들어야 했고, 좋은 감각은 다음날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며 웃음을 지었다.
중간계투보다 마무리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9회에 준비해서 아웃 카운트 3개를 잡는 것이 나에게 더 맞는 것 같다. 중간에 올라가 내가 안타를 맞고 점수를 주면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본인이 원한다고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김광수는 마무리 자리를 놓고 후배 이동현과 경쟁해야 한다. "나보다 (이)동현이가 낫다"며 후배를 칭찬한 김광수는 "항상 동현이와 농담으로 '형은 싫다. 네가 해라'고 말한다. 동현이도 마무리 투수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나보다 더 잘할 것 같다. 동현이 장점은 언제나 자신감이 있다. 나보다 키도 크고 위압감이 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이동현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김광수는 "그렇다고 쉽게 양보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뒤 "결국은 시즌 초반 누가 컨디션이 더 좋으냐가 중요할 듯 싶다"며 후배와 있을 선의의 경쟁에 솔직한 마음도 드러냈다.
LG 박종훈 감독은 아직까지 주전 마무리를 결정하지 않았다. 박 감독은 "모든 것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오키나와로 떠났다. 올 시즌 LG 주전 마무리 투수는 누가 될까. 일단 김광수의 '소방수' 의지는 강해 보인다. 본인의 실력 여하에 달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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