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전문 기록원 과정, 첫해부터 야구팬들 '인기폭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1.23 07: 32

한국야구위원회(KBO)가 600만 야구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야구 교육 프로그램의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 '베이스볼 심판 아카데미, 코치 아카데미에 이어 지난 15일 개강한 제 1기 전문 기록원 아카데미에서 300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50명을 선발됐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 충청, 전라, 경상지역은 물론 바다 건너 제주에서도 매주 주말 교육장인 서울대 체육관 강의실로 찾아온다. 22일 오후에도 야구 기록을 심도 깊게 배우고픈 야구팬들이 한 자리에 모여 5시간이 넘는 강의에 집중했다.
KBO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고교야구 주말리그제 도입에 따른 기록원 충원과 프로 2군 기록원 선발 및 제 9,10구단 창단에 따른 구단 수 증가에 대비한 기록 자원 확보를 위해 기록원 과정을 개설했다.

윤병웅 KBO 기록위원장은 "KBO가 매년 2월말에 실시하고 있는 기록 강습회를 받은 이들이 사회인 야구에 나가있다. 그러나 막상 경기를 하면서 발생한 어려운 상황에 곤란해 하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깊이 있는 교육, 전문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1기 전문기록원 과정의 교육과정은 총 4주간(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을 활용, 총 8일간)에 걸쳐 진행된다. KBO 규정에 따른 경기 규칙과 이론을 바탕으로 야구 기록지를 완성도 높게 작성해 낸다. 강의 시간마다 각기 다른 상황들을 주제로 뽑아 직접 경기 영상을 보면서 수업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었다.
"최종일에는 퀴즈식 이론시험과 기록실기 테스트를 치를 예정이다"고 말한 윤병웅 위원장은 "시험 결과에 따라 우수자에게 한해서 기록능력 등급(1급 또는 2급) 인증서를 발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KBO는 2017년부터 전문기록원 2급이상을 받은 사람에 한해서 신규 기록원 채용에 기회를 줄 예정이다.
강습회 참석자들 가운데는 권용덕(39) 춘천시 야구연합회 기록이사와 같은 전문가들 뿐 아니라 SBS ESPN 장유례(28) 아나운서, 안철수 연구소에서 보안 관제 일을 하고 있는 우승현(39)씨 등도 있었다.
권용덕 씨는 매주 주말이면 춘천에서 서울까지 와 강의를 듣고 있다. 3년전부터 사회인야구에서 기록을 하고 있다는 권 씨는 "기호와 문자만으로 3시간이 넘게 진행되는 야구 경기를 완벽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작성한 기록표에 대해서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남은 교육 과정에서도 열심히 배워 지역에 돌아가 후배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우승현 씨는 지난 2006년 KBO 기록원 시험에 응시 최종 평가시험까지 치렀으나 아쉽게 탈락해 지금은 안철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매주 주말이면 그는 야구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해 지금까지 작성한 기록지만도 600경기가 넘는다고. 기록원 최종 시험까지 간 만큼 상당한 실력을 갖춘 우 씨는 왜 강습회를 찾았을까. 그는 "경기 중 일어나는 상황 판단 능력을 키우고, 특수한 기록법이 있다면 배우고 싶어 참석했다"고 말한 뒤 "비록 사회인 야구지만 내가 쓰는 기록지를 누구보다 완벽하게 작성하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올 시즌 2년차로 접어든 SBS ESPN 장유례 아나운서는 강습회 통해서 야구 보는 안목이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경기를 보면서 해설자의 목소리에 많이 의존했다면 강습회 통해서 스스로 해석하는 법을 깨닫고 기록에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 장 아나운서는 "특히 아마추어리그 기록하시는 분들의 열정에 깜짝 놀랐고 도전 받았다"며 "기회가 되면 사회인리그 기록에도 참여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수업을 진행한 이주헌 KBO 1군 공식기록원은 수강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깜짝깜짝 놀라면서 "강의에 참석한 여러분들의 높은 식견에 오히려 우리가 많이 배우게 된다"며 흐뭇해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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