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 이영표(34, 알 힐랄)이 최선참의 몫을 완벽하게 해내며 이란전 빚을 모두 갚았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 카타르 스포츠클럽 경기장서 열린 이란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8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윤빛가람의 극적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07년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준결승전에 진출하게 되면서 카타르를 꺾고 올라온 일본과 대결하게 됐다. 한국은 일본과 오는 25일 밤 10시 25분 준결승전을 갖는다.

이영표는 이란에 꼭 이겨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서 백패스를 상대에게 빼앗기며 그대로 결승골을 내주고 만 것. 대표팀의 맏형으로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에 이란과 8강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이날 경기서 이영표가 맡은 임무는 이란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인 골람레자 레자에이(페르세폴리스)를 묶는 역할. 레자에이는 '이란의 이청용'이라고 불릴 정도로 안정된 경기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 이청용 보다 작은 신장(177cm)지만 빠른 스피드를 주무기로 수비수들을 귀찮게 하는 존재.

그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했고 한국과 3~4위전에도 출전했다. 전반 5분 이란의 선제골을 기록한 선수가 바로 레자에이.
하지만 레자에이는 이영표의 수비에 막혀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반서는 쓸 데없는 플레이만 이어졌고 이란의 공격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영표는 한술 더 떠 그동안 자제하던 오버래핑까지 나서면서 레자에이를 괴롭혔다. 공격서 답답한 모습을 보이던 레자에이는 이영표를 막기 위해 자기 진영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존재감을 선보일 수 없었다.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서도 레자에이는 위협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이영표가 먼저 그에게 연결되는 볼을 커트하면서 기회를 차단하는 등 볼 자체가 연결되지 않았다. 연장서도 악착같이 레자에이를 막아낸 이영표는 지난해 이란전 패배를 되갚으며 맏형의 몫을 모두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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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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