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준결승행... 윤빛가람이 끝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01.23 03: 55

51년 만의 '왕의 귀환'을 노리는 아시안컵 대표팀이 연장 접전 끝에 '난적' 이란을 물리치고,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결승전 티켓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 카타르 스포츠클럽 경기장서 열린 이란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8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윤빛가람의 극적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07년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준결승전에 진출하게 되면서 카타르를 꺾고 올라온 일본과 대결하게 됐다. 한국은 일본과 오는 25일 밤 10시 25분 준결승전을 갖는다.

이날 한국은 최전방에 지동원을 기용하고 좌우 측면에서 박지성과 이청용을 투입해 연계 플레이를 펼치게 했다. 구자철은 조별리그와 다르게 보다 수비적인 모습을 보이며 안정된 경기를 펼칠 수 있게끔 했다.
한국과 이란은 전반 초반 상대 전력을 살펴보는 탐색전을 펼쳤다.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 상대 미드필더진의 중원에서 압박이 계속됐고, 양 팀 모두 강도 높은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중원에서 강한 압박에 양 팀은 측면 돌파를 해법으로 삼았다.
그러나 측면 공격은 한국이 한 수 위였다. 특히 전반 25분 차두리가 보여준 10여 미터의 오른쪽 드리블 돌파는 매우 위협적이었다. 한국은 차두리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반대편에 아무도 들어와 있지 않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국도 위기는 있었다. 전반 28분 이란이 왼쪽 측면에서 잡은 프리킥 찬스에서 실점을 할 뻔했다. 무하마드 레자 할라트바리가 찬 프리킥을 지동원이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머리에 스치며 골문으로 향한 것. 그렇지만 한국에는 '거미손' 정성룡이 있었다. 정성룡은 몸을 날려 공을 걷어내는 슈퍼 세이브로 한국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냈다.
위기에서 벗어난 한국은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며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박지성-이청용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측면 공격이 이란을 수비진을 지속적으로 돌파하며 기회를 만들어낸 것. 짧은 패스 플레이와 순간적인 돌파에 이은 긴 크로스는 이란 수비진을 당황케 했다.
한국의 일방적인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이었지만 좀처럼 골은 터지지 않았다. 문전에서 아슬아슬하게 골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 한국은 전반 45분 지동원이 박스 왼쪽 모서리서 절묘하게 감아찬 슈팅이 전반 막판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이란은 한국에 측면을 계속 허용하자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 풀백 무하마드 노스라티를 빼고 코스로 헤이다리를 투입했다. 노스라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헤이다리를 투입하면서 한국의 측면 공격을 차단함과 동시에 측면을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가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경기의 흐름은 한국이 갖고 있었다. 한국은 점유율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란을 계속 공격했다. 후반 18분에는 차두리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문전에서 지동원이 헤딩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노려보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이란에게 흘러갔다. 전반전부터 이란보다 한 발씩 더 뛴 한국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띌 정도로 보였던 것. 이 틈을 놓칠 이란이 아니었다. 이란은 거센 공세를 펼치며 한국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후반 21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좋은 기회를 잡았다. 다행히 정성룡의 좋은 판단에 이란의 공격이 막히며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란은 후반 30분 다시 한 번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최전방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카림 안사리파드를 빼고 마수드 쇼자에이를 투입한 것. 한국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한국은 후반 36분 이날 10.19km를 뛰며 체력이 많이 떨어진 구자철을 빼고 윤빛가람을 투입했다.
양 팀의 승부수에도 좀처럼 골은 터지지 않았다. 몇 차례 기회를 주고 받은 한국과 이란은 정규 시간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한 채 결국 연장전에 돌입하게 됐다.
연장 들어 한국에서 가장 빛난 것은 '캡틴' 박지성이었다. 윤빛가람과 연계 플레이로 문전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 박지성은 연장 전반 5분 이란 레자에이의 위험 천만한 역습 상황에서 절묘한 태클로 공을 따내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연장전에 분위기를 탄 한국은 기어코 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았다. 연장 전반 15분 윤빛가람이 상대 박스 오른쪽 모서리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다가 한 템포 빠른 왼발 슈팅을 때려 골망을 가른 것. 반대편 골대로 향하는 공을 이란 골키퍼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한국은 연장 후반 막판 이란의 거센 공격을 견뎌내며 어렵게 잡은 리드를 연장 후반에도 끝까지 지켰고, 결국 이란을 상대로 값진 승리를 차지하며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 23일 전적
 
한국 1 (0-0 0-0 1-0 0-0) 0 이란
△ 득점 = 연전 15 윤빛가람(이상 한국)
■ 이란전 출전 선수명단
FW : 지동원
MF : 박지성(연후 29 염기훈) 이청용 구자철(후36 윤빛가람) 기성용(연후21 홍정호) 이용래
DF : 이영표 황재원 이정수 차두리
GK : 정성룡
10bird@osen.co.kr
<사진> 카타르(도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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