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내일 우리의 축구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조광래 축구 대표팀 감독).
조광래 감독의 장담은 거짓이 아니었다. 조광래호가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 카타르 스포츠클럽서 열린 이란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8강전(1-0 승)에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조광래 감독이 승부수로 꺼낸 전술은 측면 공략. 조별리그와 비교해 겉 모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동원을 중심으로 측면 공격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요구되는 형태 그대로였다.

그러나 완성도가 달랐다. 측면 공격의 속도를 올렸을 뿐만 아니라 섬세함을 더했다. 왼쪽 측면에서는 짧은 패스를 반복하며 수비를 곤혹스럽게 만들었고 오른쪽에서는 과감한 롱 패스로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조광래 감독이 측면 공략에 주력한 까닭은 이란의 공격 루트 역시 측면이었기 때문이다. 조광래 감독은 측면 공격에서 우위를 차지할 경우 이란의 공격은 자연스럽게 봉쇄된다고 판단했다. 평소와 달리 이용래를 전진 배치해 공격의 속도를 올린 이유였다.
이 판단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조광래호가 전반 내내 공격의 주도권을 쥔 반면 이란은 슈팅을 1개 기록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 이란이 조별리그 내내 좌우 측면에서 시작되는 빠른 공격으로 승리를 거둔 것과 대조적이었다.

물론 조광래호의 측면 공략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전후반 90분 동안 크로스 28, 코너킥 5개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저조한 골 결정력, 후반 들어 주도권을 내준 원인이었던 페이스 조절은 일본과 4강전을 앞둔 숙제였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조광래호의 전술 완성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전히 지동원이 측면으로 빠질 때 2선의 선수들이 침투하는 타이밍에 문제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럽다. 특히 이용래가 활약한 왼쪽 측면이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한편 조광래호는 이란전 승리로 2007년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조광래호는 오는 25일 밤 10시 25분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카타르를 꺾고 올라온 일본과 격돌한다.
stylelomo@osen.co.kr
<사진>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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