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축구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홍명보 감독이다".
'조광래호의 황태자'로 불리던 윤빛가람(21, 경남)은 아시안컵 카타르 2011에서는 제대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찾지 못했다.
지난달 중순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비한 서귀포 전지훈련부터 조 감독은 윤빛가람을 외면했다. 조 감독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지난해 말 UAE 전지훈련과 지난 6일 카타르 도하에 입성해 훈련할 때도 조광래 감독의 안중에 윤빛가람은 없었다. 오히려 조 감독은 훈련 중에 윤빛가람을 호되게 다그쳤다.

조 감독은 지난달 30일 시리아와 평가전과 이번 대회 바레인과 1차전에 단 1분도 윤빛가람에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 호주전서 윤빛가람은 후반 45분 투입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윤빛가람은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노력이 가상했을까 윤빛가람은 이란전서 후반 36분 다시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윤빛가람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종횡무진 활약한 차두리에게 수비수들의 시선이 쏠리자 아크 오른쪽에서 지체없이 왼발슛을 때렸다. 발등에 제대로 얹힌 볼은 이란 골망 왼쪽 하단 구석을 파고들었다.
골을 터트린 후 윤빛가람은 벤치의 조광래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윤빛가람은 "감독님이 그동안 많이 채찍질하셨다. 힘들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나를 분발하게 하려고 했던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감독님이 다독이기 보다는 질책하는 스타일인데 그 의미를 잘 안다. 그런 감정이 득점 뒤에 포옹으로 나타난 것 같다"며 감개무량해 했다.

단 한 경기를 통해 주목을 받게 된 윤빛가람은 아시안컵 조직위원회가 발행하는 도하 스타디움 플러스와 서면 인터뷰를 실시했다. 서면 인터뷰서도 윤빛가람은 조광래 감독에 대해 "부족한 나를 계속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더 잘할 수 있게 지적해 주시고 경기에 나가서 내가 가진 능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에 늘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한편 윤빛가람은 자신의 축구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뽑았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렸는데 당시 대표팀의 주장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월드컵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대표팀의 주장으로 상대 선수들을 압도하고 팀을 통솔하는 강한 리더십에 매료됐다"고 대답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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