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위인들이 카리스마를 벗고 코믹을 입었다. 실존 인물을 새롭게 탄생시킨 팩션 사극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평양성’이 바로 그것.
먼저 ‘조선명탐정’의 명탐정(김명민)은 조선의 르네상스를 일궈낸 개혁 군주 정조와 콤비플레이를 펼친다. 다소 다혈질적이고, 신하들에게 거친 말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는 정조는 ‘조선명탐정’에서 좀 더 인간적인 매력을 품은 군주로 다시 태어났다.
좌천을 핑계로 모든 공납 비리 사건의 근원지인 적성으로 명탐정을 보내면서 은근 슬쩍 윙크를 날리는 장면은 유머러스한 정조의 모습을 보여준다. 밀명을 받들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명탐정은 정조의 신하이자 친구였던 정약용을 연상시킨다.

근엄하기 보다는 깨방정 쪽에 가깝고 뻔뻔하기까지 한 명탐정이지만, 사건의 허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추리력과 계층 구분 없이 평등한 사회를 꿈꾼다. 양반, 노비 구분 없이 평등한 조선을 꿈꿨던 두 친구 정조와 정약용의 활약은 ‘조선명탐정’에서 새롭게 그려질 예정이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평양성’에서는 카리스마 김유신 장군이 민폐 할배로 전락했다. 삼국통일을 이뤄낸 신라의 명장 김유신은 어지러운 전장 속에서 군사들을 호령하던 인물이지만, 2011년 스크린에서 만나는 김유신은 다소 색다른 모습이다.
늠름한 장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늙고 쇠약해 부하들은 물론 동네 개에게까지 무시를 당한다. 하지만 약삭빠른 두뇌회전만큼은 아직도 탁월한 김유신은 신라의 ‘국민 할배’로 자리매김했다.
‘황산벌’ 전투 이후 8년 뒤 나당 연합군이 고구려를 공격하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평양성’은 팔도 사투리 대결과 각종 친환경 무기를 사용한 전투신을 통해 맛깔 나는 전쟁 영화를 선보인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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