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비하 논란 '남격'측, "'정상적' 뜻 곡해, 전체 의도 봐달라"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1.01.24 16: 32

동성애 비하 논란에 휩싸인 '남격'측이 아쉬운 입장을 전했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은 지난 23일 방송분 '남자, 그리고 형' 편에서 '남자가 가끔 예뻐 보인다"며 성정제성에 혼란을 느끼는 한 남학생의 고민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 남학생의 고민 외에도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 외모, 진로 등을 고민하는 여러 학생들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그런데 방송 후 일부 네티즌이 '해피선데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성정체성 고민 학생 내용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이 학생의 상담을 맡은 이윤석은 '자라나는 과정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우리 때도 이런 친구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멀쩡하게 여자 친구 잘 만나고 잘 살더라'는 내용의 얘기를 건넸다. 그런데 이윤석의 말 도중 제작진이 '한 가정의 가장,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계신'이라고 처리한 자막을 꼬집은 것이다. 네티즌은 '그럼 동성애가 비정상이라는 뜻?', ''정상'이라는 자막은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쓸 수 있는 바른 표현은 아닌 것 같다', '동성애를 비하하는 뜻이 내포된 자막 아닌가' 하는 등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남격' 연출자 신원호 PD는 "정상적이라는 단어는 '정규의', '보통의'라는 뜻의 표현이었다. 대체적인 사람들이 들어와 있는 범위라는 의미였다"며 "물론 개인에 따라 이해하기 나름이겠지만 비정상의 반대 의미로 쓴 것은 아니었다. 소수자보다는 대다수(이성애자)의 입장을 고려해 접근하고자 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이날 방송분의 전체적인 의도나 기조를 고려한다고 해도 비하적인 뜻이 담긴 것은 아니었음을 대다수 시청자분들이 이해해주실거라 생각한다"며 "또 해당 친구와 촬영 전, 촬영 후, 편집과정에서 수차례 면담을 거쳤고 만약 조금이라도 민감한 부분이 있거나 당사자가 방송에 부담을 느꼈다면 당연히 편집했을 것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좋게 마무리 됐고 멤버들과 학생들 간의 '소통과 이해'가 중점이었던 방송이었다. 의도 그대로 봐 달라"고 덧붙였다.
신 PD는 "방송 전체의 의미를 고려하지 않고 단어 하나로 의도를 곡해하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편 영화 '후회하지 않아', '탈주' 등을 연출하고 커밍아웃을 한 이송희일 감독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자의 자격'은 '마초의 자격'을 꿈꾸나 봐요. 동성애를 고민하는 한 학생에 대한 이윤석의 폭력적인 상담은 성 정체성에 대한 한국 교육계의 무지를 그대로 답습하더군요. 이윤석씨, 누가 당신더러 그만 비실거리고 정상으로 돌아오라고 하면 기분이 좋나요?"라는 글로 격앙된 입장을 드러내 네티즌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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