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한 체구만큼이나 푸근하다. 딱 '한화표' 외국인선수답다.
한화가 외국인선수로 영입한 우완 투수 오넬리 페레즈(28)가 일찌감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입단 전부터 선천적으로 손가락이 6개인 다지증으로 '육손 투수'라는 별명을 얻은 오넬리는 187cm, 108kg이라는 듬직한 체구를 자랑한다. 지난 19일부터 한화의 하와이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오넬리는 벌써부터 선수들과 친분을 나눌 정도로 빠른 적응 속도를 보이고 있다.
여러가지 에피소드도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오넬리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선수들의 별명을 알아내 부르며 먼저 다가갔다. 류현진에게 '류뚱'이라고 부르며 웃음을 자아내자 류현진도 오넬리에게 '오뚱'이라고 받아쳤다. 류현진 이상으로 체구가 큰 오넬리로서는 할 말이 없었다. 실제로 오넬리는 몸에 맞는 구단 유니폼 벨트가 없을 정도로 허리 사이즈가 넉넉하다. 그만큼 푸근하고 친근하다.

오넬리는 "선수단이 가족처럼 따뜻하게 반겨준다. 나도 가족의 일원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찬 각오까지 내비쳤다. 그는 "50세이브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는 지난 2006년 오승환이 기록한 47세이브. 우리나라보다 경기수가 많은 일본프로야구도 46세이브가 최다 기록이고, 미국 메이저리그도 50세이브 이상은 11차례밖에 없었다.
50세이브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단 그만큼 세이브 기회가 올 수 있을지가 문제다. 한화는 지난 2년간 50승도 못했다. 2009년에는 46승, 2010년에는 49승에 그쳤다. 2009년 마무리로 활약한 브래드 토마스에게 찾아온 세이브 기회는 17차례에 불과했다. 지난 2년과 비교할 때 전력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한화에서 50세이브를 거두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고 그에 앞서 그만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우선이다.
50세이브는 그만큼 오넬리가 뒷문을 철저하게 걸어 잠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오넬리는 선수생활 대부분을 중간-마무리로 활약한 전문 불펜투수다. 지난해 뒷문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는 오넬리의 소방아래 에이스 류현진의 부담을 덜고 중간진을 두텁게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오넬리는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보니 다들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세이브 기회가 오면 반드시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선수들에게 각별한 믿음을 나타냈다. 남다른 친화력 만큼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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