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감독, “신연봉제로 얘들 눈빛이 달라졌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01.26 08: 13

“얘들 눈빛이 달라졌다. 독기를 품은 모습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전훈에 돌입한 LG 트윈스의 박종훈(52)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 태도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흐뭇해하고 있다. 박 감독은 25일 기자와 만나자마자 “얘들 눈빛이 달라졌다. 신연봉제가 꼭 나쁜 영향만 미친 것은 아니다”면서 지난 연말 진통을 겪었던 ‘신연봉체제’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나는 투수 경헌호가 그렇게 실망스러워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불펜 투구에서 자기가 원하는 곳에 공이 들어가지 않으면 스스로 실망하는 모습이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시즌 중 경기 때 마운드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올해는 정말 일을 내보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경헌호 뿐만아니라 신연봉제로 연봉이 대폭 삭감된 대부분의 베테랑 선수들이 “두고 보자, 한 번 해보겠다”는 마음들이 역력한 모습으로 훈련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고 좋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프로데뷔 12년차인 경헌호(34)는 지난 시즌 부진으로 6500만원이던 연봉이 31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그동안의 기여도를 감안하지 않는 LG의 신연봉제 도입으로 삭감의 칼바람을 맞은 것이다.
투수들의 공을 직접 받고 있는 포수 조인성도 “현호가 정말 달라졌다. 무서울 정도”라며 올 시즌 달라진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연봉한파의 충격으로 “사기가 많이 꺾였다”는 일부 선수들의 하소연도 있지만 대부분은 올 시즌 팀승리에 기여하는 맹활약으로 내년 연봉은 대폭 올리겠다는 각오들이 역력하다. 지난 시즌 초반에 인상적인 활약이 컸던 신예 유격수 오지환과 시즌 내내 꾸준했던 좌타 외야수 ‘작은’ 이병규는 신연봉제의 최대 수혜자였다. 2400만원이었던 오지환은 단숨에 1억200만원으로 뛰어올랐고 이병규도 28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LG 구단은 다른 선수들도 이들처럼 팀승리에 기여하는 플레이가 많으면 연봉이 대폭 오를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특히 숙원이 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전체 연봉 규모가 커지는 만큼 팀공헌도가 높은 선수에게는 확실하게 보상한다는 원칙이다.
선수들은 2002년 이후 지난 해까지 8년간 4강에 들지 못한 팀의 숙원을 푸는 한편 뛰어난 개인 성적으로 연봉도 보상받겠다는 자세들이다. 26일 훈련 휴식일을 맞아 25일 저녁 야간 훈련은 자율에 맡겼지만 선수들은 알아서 훈련장으로 향했다. 한 코치는 “선수들의 훈련 자세가 달라졌다. 이제는 알아서들 훈련하는 분위기다. 훈련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다”며 올 시즌 LG가 달라질 것임을 예고했다.
sun@osen.co.kr
 
<사진1>경헌호의 불펜 투구를 옆에서 지켜보는 박종훈 감독. /LG 트윈스 제공
 
<사진2>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LG 투수들의 불펜 투구 장면. /LG 트윈스 제공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