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이 한국과 준결승전 승리를 대서특필하고 있지만 정확히 따지면 결승전 진출권을 따냈을 뿐이지 일본이 한국에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서 끝난 일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준결승전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0-3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3년 만의 아시안컵 결승전 진출이 좌절되며 지난 대회에 이어 또 다시 3-4위전을 벌이게 됐다. 한편 일본은 7년 만에 결승전에 오르며 아시안컵 사상 첫 4회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오랜만의 한국전 승리에 감격한 일본 언론들은 앞을 다투며 승리를 보도했지만 간과한 사실이 있다. 승부차기 승리는 공식적으로 무승부로 기록된다는 것. 즉 일본이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맞지만 한국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8강서 스페인을 꺾고 4강 신화를 썼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기록은 0-0 무승부다. 연장전까지 치렀으나 끝내 득점없이 비겨 승부차기로 이겼기 때문이다. 즉 한국은 역대 전적서 스페인에 이긴 적이 없다.
마찬가지로 일본과 아시안컵 준결승전 공식 기록도 2-2 무승부다. 공식 용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승부차기를 영어로 흔히 TK(Technical Knockout)로 표현하는 것도 토너먼트서 탈락팀을 가리기 위한 기술적 방편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은 일본전 6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 2005년 8월 동아시아 선수권대회서 0-1로 패한 이후 약 6년 동안 2승 4무로 일본전 무패 행진을 하고 있는 것. 4무에는 2007년 아시안컵 3~4위전 승부차기 승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다음 대결서 한국이 일본을 꺾거나 비기면 연속 무패 기록은 7게임이 되는 것이다.
승부차기 패배에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승부차기는 운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 승리할 수도 있고 패배할 수도 있는 것이 승부차기다. 비록 51년 만의 우승을 위한 결승전 진출이 좌절됐지만, 지동원-구자철-손흥민 등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했으면 한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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