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거기서 소원을 안 빌었더니 성적이 영 안 나와서요. 그래서 3분 동안 종을 친 거에요".(웃음)
군입대도 미루고 다시 그는 진지한 자세로 방망이를 꼭 쥐었다. 2009년 한국시리즈 극적인 결승 홈런의 주역 나지완(26. KIA 타이거즈)이 2011시즌 맹활약을 꿈꾸고 있다.

2008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KIA에 2차 1순위로 입단한 나지완은 데뷔 첫 해 73경기 2할9푼5리 6홈런 30타점으로 가능성을 비춘 뒤 2009시즌 2할6푼3리 23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SK와의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서 채병룡을 상대로 때려낸 끝내기 솔로포는 그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말았다. 109경기에 나섰으나 2할1푼5리 15홈런 53타점에 그치며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도 뽑히지 못했다. 대졸 선수로서 절실했던 병역 혜택의 기회가 사라져 버린 것.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에서 전지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나지완은 "지난해 여러모로 힘든 시즌이었다. 특히 팬들의 기대가 컸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 정말 죄송했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캠프서 나지완의 최대 과제는 타격폼의 간소화다. "타격폼을 작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 나지완은 "군더더기 동작을 없애고 보다 간결한 동작에서 배트 스피드를 살리고자 한다"라며 가장 큰 중점을 두는 부분을 설명했다.
수비에서도 나지완의 의욕은 대단하다. 나지완은 26일 오전 수비 훈련 도중 뜬공을 잡으려다 유격수 박종섭과 충돌,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상을 당할 뻔 했다. 발톱 끝이 살짝 들려 올라가기는 했지만 큰 부상은 아니라 코칭스태프는 가슴을 한 번 쓸어내렸다.
휴식일 캠프지 근처 '소원이 이뤄지는 십자가 바다' 위 타종대에서 종을 3분 여나 울렸던 에피소드. 그에 대해 묻자 나지완은 "2009년에는 종을 울려서 팀도 우승하고 성적도 좋았는데 지난해에는 종을 안 울려서 정말 안 좋은 시즌을 보냈어요. 야구도 잘할 수 있고 팀도 우승할 수 있게 막 때렸어요"라며 웃었다.
"특별한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라고 밝힌 나지완. 그는 더 많은 KIA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팀의 호성적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2년 전 우승할 때 관중석을 가득 메워주신 팬들의 성원에 정말 감사했어요. 그런데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아지면서 팬들의 실망감도 컸습니다. 올해는 꼭 좋은 성적을 올려서 더 많은 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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