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이영수, "필요한 순간 목숨 걸고 나간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1.26 15: 46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도록 하라고 이야기했다. 만일의 순간 활약해준다면 고마운 일 아닌가".
 
KIA 타이거즈 야수진의 전지훈련이 한창인 26일 오전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 오쿠라가하마 구장. 내야진의 번트 수비 훈련을 지켜보던 황병일 수석코치는 최희섭 뒤에서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는 한 내야수를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주인공은 이영수(30).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한양대를 졸업하고 2004년 KIA에 입단(2000년 해태 2차 4순위)한 이영수는 상무 시절이던 지난 2006년 2군 북부리그서 4할1리로 타격왕에 오르는 등 기대를 모았으나 좀처럼 1군서 출장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우리나이 서른을 맞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막판 이영수는 강한 인상을 남기며 팬들에 어필했다. 시즌 성적은 42경기 2할4푼7리 2홈런 13타점이었지만 그는 9월 한 달간 12경기 3할4리 1홈런 7타점으로 활약했다. 9월 18일 LG전서는 역전 만루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까지 함께 쏘아올렸다.
 
이범호(소프트뱅크), 양동근(울산 모비스)의 친구로도 알려진 이영수. 친구들의 성공 가도 속 그동안 백업 선수로 지내다가 만으로도 서른이 된 이영수는 "내 입장에서 시즌 목표 수치를 정한다는 것이 사치다. 매 순간 잘하면서 팀이 필요한 순간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신발끈을 동여맸다.
 
다음은 이영수와의 일문일답.
 
- 오전 수비 훈련 때 1루 자리에서 섰다가 다시 3루로 향하던데.
 
▲ 마무리 훈련서부터 1루 수비 훈련 지시를 받았다. 코칭스태프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 분명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는 언질을 주었고 현재까지 1루 수비 훈련도 하고 있다.
 
- 상무 시절 2군에서 4할이 넘는 고타율로 타격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는데.
 
▲ 그 때는 멋도 모르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제대하고는 스스로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 지난해 경기 출장은 많지 않았지만 막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 많은 찬스를 얻지는 못했지만 지난 시즌 중요한 순간 내 차례가 왔을 때는 정말 목숨 걸고 나갔다. 그리고 소기의 성과를 거둔 후에는 '열심히 했던 만큼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도 얻게 되었다.
 
- 이제는 만으로도 서른이 되었다. 선수로서 적은 나이가 아닌 만큼 그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지 않았는가.
 
▲ 이제는 하루하루 후회없이 살아가고자 한다. 나이는 생각지 않고 있다. 요즘은 대기만성형 선배들도 많지 않은가. 게다가 몸 관리 시스템도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면서 열심히 한다면 분명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 올 시즌 목표를 묻겠다.
 
▲ 내 입장에 무슨 목표를 설정했겠는가.(웃음) 수치 상 목표는 특별히 정하지 않았다. 1군에 대타 요원으로 기회를 얻으면서 매 순간 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팀이 필요한 순간 기회가 생기면 맹활약을 펼치며 살아남겠다. 주전 선수가 된다면 좋겠지요.(웃음)
 
farinelli@osen.co.kr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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