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일 수석이 떠올린 2003년 김상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1.27 07: 28

"시즌 중반 팔이 부러져 수술을 받으면서 기세가 꺾여버렸다. 그 때 참 의욕적으로 했었는데".
 
이제는 팀의 중심타자가 된 제자를 바라보며 스승은 힘든 시절을 다시 떠올렸다. 황병일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김상사' 김상현(31)의 LG 시절을 떠올리며 기억의 사진첩을 꺼냈다.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에서 조범현 감독 복귀 전까지 KIA 야수진의 전지훈련을 총괄 중인 황 수석은 LG 타격코치 시절이던 2003시즌 스물 넷 풋풋하던 김상현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LG는 붙박이 3루수 부재로 인해 새 얼굴이 필요했던 팀이다. 1999시즌 케빈 대톨라, 2000시즌 짐 테이텀이 모두 실패한 외국인 선수가 되며 3루 공석을 만들었던 데다 2001년 프리에이전트(FA)로 야심차게 영입한 홍현우도 실패의 길을 걸었다.
 
이종렬이 3루만이 아닌 2루에도 나서야 했기 때문에 김상현 트레이드 당시에는 확실한 3루수가 없었다. 포수 조인성과 장재중이 3루 글러브를 착용하고 수비 위치에 나섰던 것이 당시 LG의 상황.
 
2003년 LG가 내세운 카드는 김상현이었다. 3루 수비는 불안정했으나 일발장타력을 뽐낼 수 있는 유망주로 내세웠고 그는 그 해 55경기 2할6푼9리 7홈런 28타점 7도루로 활약했다. 그러나 시즌 중 왼 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으며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가능성을 보여주다가 그만 팔이 부러져서 잔여 경기를 출장할 수 없게 되었다. 수술을 앞둔 상황서 (김)상현이가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아이구, 이놈아'라며 한탄했다". 쑥쑥 커 나가던 제자가 부상으로 인해 쓰러진 데 대한 안타까움이 컸음을 밝힌 것.
 
황 수석이 2003시즌을 끝으로 LG 타격코치직에서 물러나며 LG서 두 사람의 인연은 그것이 끝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2009시즌 KIA에서 재회했고 김상현은 그 해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장식했다.
 
"이적 초기에는 상현이가 그렇게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래도 선수가 뛰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주고자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잠재력을 떨치더라. 어찌나 대견하던지".
 
김상현 또한 2년 전을 떠올리며 "워낙 절박했는데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았다"라고 밝혔다. 8년 전 병상의 제자를 앞에 두고 깊은 한숨을 지었던 황 수석은 KIA에 없어서는 안 될 타자로 자리잡은 김상현의 기억을 떠올리며 2010시즌 좌절 경험을 떨치길 바랐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김상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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