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밤 사이판 하파다이비치호텔. 롯데 자이언츠 타자들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1층 야외 광장에 마련된 타격 훈련장에 모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힘껏 방망이를 휘두른다.
야간 자율 훈련이 한창 열릴 무렵 이대호(29, 내야수)가 가벼운 복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트레이너실에서 발목 치료를 받은 뒤 발걸음을 돌린 이대호는 동료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뜻하지 않은 통증 탓에 야간 훈련에 나서지 못했지만 동료 선수들과 함께 있고 싶은 눈치였다.
그는 내야수 양종민(21)의 훈련 장면을 유심히 쳐다본 뒤 한 마디 던졌다. "타격은 밸런스가 중요해". 양종민이 고개를 갸우뚱하자 이대호는 "경기할때 풀스윙한다고 넘어가냐. 힘보다 밸런스에 신경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호의 족집게 강의(?) 덕분일까. 양종민이 부드럽게 방망이를 휘두르자 "그렇지. 좋아"라고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이대호는 강민호(26, 포수)를 향해 "역시 연봉 2억 타자답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30여분 동료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이대호는 홍성흔에게 "저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라고 공손하게 인사한 뒤 두 팔을 번쩍 들고 "롯데 화이팅"을 외쳤다.
그는 "사이판에 도착한 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개인 훈련을 했는데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오늘은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발목 통증 탓에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대호였지만 팀을 위한 마음은 변함없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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