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로드 콤비 있음에' 춤추는 1위 KT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28 07: 48

존슨과 로드, 로드와 존슨. 상황에 따라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 그래서 부산 KT의 농구는 색깔이 다양하다.
KT는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패배를 당하지 않은 팀이다. 당연히 리그 전체 1위. 27승9패로 승률이 무려 7할5푼에 달한다. 2위 인천 전자랜드(24승11패)와 격차도 2.5경기로 벌어졌다. 서서히 독주 체제를 굳히기 시작한 모양새.
 

KT가 이처럼 1위를 질주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 절대 빼놓아선 안 되는 게 외국인선수다. KT는 제스퍼 존슨(28·198cm), 찰스 로드(26·200cm)라는 리그 최고의 외국인 듀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7일 창원 LG전에서 존슨-로드 듀오의 위력은 유감없이 드러났다. 선발로 나온 존슨이 경기 초반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포를 꽂아넣었다. 코트 비전이 넓어 골밑으로 컷인하는 동료 선수들을 놓치지 않고 패스까지 찔러줬다.
 
3쿼터부터는 로드가 중심이 됐다. 3쿼터에만 무려 14점을 몰아넣으며 펄펄 날았다. 블록슛 이후 속공 마무리가 3차례나 나왔다.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과시한 운동능력의 향연. 4쿼터 막판에는 다시 존슨이 나와 역전 결승 3점포와 쐐기 자유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외국인선수 출전 규정은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과거보다 많이 제한됐다. 그러나 여전히 외국인선수에 대한 각 팀들의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특히 1명 출전으로 제한된 뒤 에이스 외국인선수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더 짙어졌다. 백업 외국인선수가 나오면 경기력이 뚝 떨어지는 팀들도 많다.
 
하지만 KT만큼은 예외다. 존슨이나 로드 모두 수준급 기량을 과시한다. 출장시간도 존슨이 25분32초, 로드가 16분18초로 적절하게 배분돼 있다. 전창진 감독은 상대 매치업과 경기 상황에 따라 두 선수를 효율적으로 번갈아 쓰고 있다.
올해로 2년차가 된 존슨은 평균 16.9점 5.8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전반적인 기록이 지난 시즌보다 하락했지만 변함없는 해결 능력으로 팀을 지탱하고 있다. 큰 덩치에도 정확한 3점슛 능력을 갖춰 상대 센터를 외곽으로 끌어내는 데 용이하다. 게다가 코트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고 패스도 날카롭다.
 
전창진 감독이 "상황에 따라 포인트가드로 세울 수 있다"고 할 정도. 전주 KCC나 인천 전자랜드 같은 장신팀들이 KT에 고전하는 것도 존슨의 넓은 활동 폭 영향이 크다. 전술적 다양함을 꾀할 수 있는 선수가 존슨이다. "전자랜드가 트레이드로 오티스 조지를 영입한 것도 존슨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존슨의 존재가 위협적이다.
올해 처음 한국 코트를 밟은 로드는 KT의 약점인 높이를 보완하는 카드다. 올 시즌 평균 13.5점 4.7리바운드 1.4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제한된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뜨겁게 폭발하는 스타일이다.
 
고무공 같은 탄력과 빠른 스피드로 KT의 농구 스타일에도 맞다. 골밑 근처에서 공을 가지지 않았을 때에도 움직임이 위협적이고, 팀원들의 패스를 받아먹는 데 능하다. 수비에서 팀 디펜스에 대한 이해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블록슛 능력이 대단하다. 동료 박상오는 "로드가 없으면 높이에서 안 된다"고 말할 정도다.
존슨과 로드는 2살 터울에 같은 미시시피 출신이다. 전창진 감독은 "둘이 나이대도 비슷하고 같은 지역 출신이라 그런지 친하게 잘 지낸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성격도 좋아 팀원들과 잘 어울린다.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존슨-로드 카드. 두 선수 모두 2라운드 후순위에서 건진 숨겨진 보물이라는 점에서 그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그들이 있어 KT 농구도 다양한 색깔을 내며 춤을 추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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