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스프링캠프가 마련돼 있는 일본 고치 시영구장의 감독실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 연출되고 있어 화제다.
SK 홍보팀에 따르면 김성근 SK 감독실에는 헬스 싸이클 한 대가 놓여 있다. 지난 연말 디스크 수술을 받은 김 감독의 재활을 돕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아예 감독실로 이 싸이클을 옮겨놓았다.
그런데 이 전용 싸이클의 주인이 최근 바뀌었다고. 바로 투수 전준호(36)가 당당하게 감독실 문을 열고 들어가 패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전준호는 지난 시즌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8경기 2승 평균자책점 3.60)을 남겼다. 때문에 올 시즌 캠프를 남다르게 맞이했다. 육중한 몸에도 전훈 초반부터 젊은 선수들과 똑같은 양의 러닝훈련을 소화한 것이다.
결국 무릎에 무리가 와버렸다. 이에 김 감독은 충만한 의욕을 높게 평가한 때문인지 매일 오후 전준호를 감독실로 불러들여 배려(?)했다.
그러자 선수들은 하나같이 전준호에게 다가와 "힘들겠다. 힘내라"면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싸이클 영웅 랜스 암스트롱의 이름을 따 '전 암스트롱'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하지만 정작 전준호 본인은 덤덤하다. "요즘 코치님과 선수들이 나를 싸이클을 열심히 탄다고 전 암스트롱이라 부른다"고 말한 전준호는 "평소 40분만 타도 헐떡이던 내가 평균 1시간 30분을 타도 힘든줄 모르니 인간의 정신력은 체력을 지배한다고 확신한다. 아마 지구 한바퀴는 족히 돈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letmeout@osen.co.kr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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