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협-연매협-문산연-젊제연 등 유력 연예 단체들이 카라 사태를 맞아 2009년 동방신기 사태 때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SM엔터테인먼트와 달리 DSP미디어의 이호연 대표가 공석이라는 점, 또 동방신기 사태가 아직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라까지 분쟁에 휘말려 연예업계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현 상황을 강력히 개선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동방3인과 달리 카라3인은 연예관계자 내부와의 연결고리도 많아 연예계 안에서 여러 이슈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연제협(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매협(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문산연(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은 각자 공식입장을 내고 DSP미디어와 카라3인(한승연, 니콜, 강지영)의 분쟁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과 이를 빨리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연제협은 직접 카라 사태의 ‘배후 인물’을 지목해, 당사자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방신기 사태보다 이번 사태에 연예단체가 더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우선, 상대가 DSP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연예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이호연 대표가 병상에 있는 사이, 이호연 대표가 각별히 아끼던 카라 멤버들이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연예관계자들이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다. 특히 ‘의리’를 중시하는 가요계에서 이는 많은 사람들을 자극하는 사건이었다. 따라서 이호연 대표의 공백을 메워주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이 더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연제협의 한 관계자는 “사실 연예업계는 동방신기와 카라 사건 모두 심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동방신기의 경우에는 SM이 차분하게 잘 대처해 다른 제작자들까지 적극 나설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었다. 그런데, 동방신기가 채 해결되기도 전에 카라 사건도 터진데다, DSP 대표님의 공백까지 있어 이번에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재에 힘을 쏟게 됐다”고 말했다.
동방신기 사태 당시보다 여러 연예관계자가 얽혔다는 점 역시 가요계가 훨씬 더 들썩이게 만들었다. SM이 당시 지목한 동방신기 사태의 원인은 동방3인이 따로 추진하고 있던 뷰티 사업이었다. 해당 사업이 직접적인 원인이냐, 아니냐를 두고 SM과 동방3인이 첨예한 대립을 벌였는데, 이는 연예계 외부의 일이었으므로 연예단체들이 끼어들 여지가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DSP미디어는 카라 일부멤버가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함과 동시에 카라3인과 다른 연예관계자와의 연결고리를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연제협은 해당 관계자의 문자메시지까지 폭로하며 강경대응했다. 카라3인측이 먼저 도움을 요청해 이에 응한 것인지, 해당 관계자가 먼저 ‘흑심’을 품고 카라3인을 부추긴 것인지는 양측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어쨌든 또 다른 연예관계자가 개입됐다는 점에서, 연예단체들은 더 극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매협은 “카라를 갈라서게 한 후 이익을 취하려는 비건전한 이들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으며, 이는 과거 연예산업에 만연되었었던 가장 나쁜 관행이었기에 업계 관계자들 모두 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류에 가요계가 그 어느 때보다 들떠있었다는 점도 이번 카라 사태에 너도 나도 한 목소리 내는 데 한 몫했다. 동방신기의 성공이 다섯 멤버와 SM의 성공으로 풀이됐다면, 카라의 성공은 국내 아이돌그룹의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었던 것.
동방신기가 갈라선 후 K-POP 시장이 무너져내릴까 노심초사했던 가요계는 카라와 소녀시대의 성공에 상당히 도취됐었다. 특히 한국의 가요와 춤이 그대로 통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이를 발판으로 거의 모든 제작자들이 올해 일본 진출 계획을 구체적으로 잡아놓은 상태. 그러나 카라 마저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애초에 일본 진출이 문제였을까 자책하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동방신기에 이어 카라까지 문제가 불거지니, 일본에서 잘돼도 문제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사실 일본에선 아티스트 대우가 워낙 대단하다. 연습생 때부터 봐온 한국 소속사 관계자들보다는 그들을 떠받들어주는 새로운 사람들이 더 좋아보일 것이다. 문제는 잠깐 흔들리고 말아야 하는 건데, ‘분열’의 길이 보장돼버리면 다음 한류는 없다고 봐야 한다. 제2의 동방신기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젊제연(젊은제작자연대)은 카라와 동방신기는 별개의 사건이라며 선을 그어 화제를 모았다. 젊제연은 “이번 분쟁은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하는 소속사의 계약 및 정산내역 공개 불이행으로 발생된 신뢰 관계의 문제이며, 동방신기 사태와는 그 본질이 전혀 다르다"면서 카라3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가요 각계가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DSP미디어와 카라3인은 해결점을 모색하기 위해 협의에 한창이다. 지난 27일 2차 협상 자리를 가진데 이어, 조만간 또 한번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한때 법정행까지 예고했던 양측 분위기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SM 전속계약부존재확인 가처분 신청부터 하고 언론에 알리는 등 확고한 의지를 보였던 동방3인과 달리 카라3인은 협상에 방점을 찍고 있어 또 다른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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