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요즘 인터넷 세상에서 '1박2일'을 둘러싼 논란과 공방이 한창이다. 호화판 유람이다, 소재 고갈이다, 조작이다 등등 이곳저곳 이의 제기를 퍼붓는 와중에 6멤버를 뽑느니 못뽑느니 갖고도 여기저기 말들이 많다.
그래서 '1박2일' 제작진은 괴롭다. TV 예능 1위란 영예와 지위도 좋지만 그로인해 감내해야할 부담과 책임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 중이다. 최고의 인기 예능프로지만 새 멤버를 찾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맞춤하고 적당한 인물들은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을 두려워해서인지 '1박2일'에 동승하는 모험을 꺼리는 까닭이다.
또 생뚱맞고 뜬금없는 비난의 화살이 줄기차게 쏟아진다. 왜 그럴까? '1박2일'을 겨냥하면 모든 게 화제가 되고 이슈가 되는 세상이다. 1등이니까. 잘못한 부분들의 경우 제작진이 나서서 바로바로 해명하고 사과하지만, 이번에는 자세가 틀렸느니 자폭하라느니 한술 더 떠 공격한다. 한 관계자는 "힘이 빠진다. 이제 지쳤다"고 했다.

PD와 작가들은 하루종일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 물결에도 노이로제 증상을 앓고 있다. '1박2일'의 이름을 걸면 한 마디 한 마디가 뉴스로 바뀌는 분위기다보니 취재하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신경을 곤두세우기 십상이다. 당연히 피로할수 밖에.
전화 응대를 잘못하면 눈밖에 난다. 바로 반격이 들어온다. 전화를 안받거나 못받으면 사태는 더 심각하다. 프로그램 문 닫거나 자폭해야될 지경으로 몰아친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 정도 상황이면 시청자들은 '1박'쪽에 심각한 잘못이 있는 모양이군 고개를 갸웃거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1박2일'은 참아야 한다. '무한도전'과 '패밀리가 떴다'의 양극단 사례를 참고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때 TV 예능 1위였던 '무한도전'은 지금도 MBC의 간판 예능으로 시청자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무한도전'이 시청률 30%를 웃돌며 전국 예능을 제패하던 전성기에 지금 '1박2일'이 앓고 있는 1등한테 딴죽걸기가 극성을 부렸다. 김태호 PD 등 제작진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옹골차게 프로를 이끌었고 '무한도전'은 여전히 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무한도전'과 '1박2일'에 이어 예능 왕좌에 올랐던 '패떴'은 거듭되는 논란 제기에 힘을 잃고 자멸한 케이스다. 시청률 20% 언저리를 맴돌 정도로 힘이 있던 시기에 멤버 이탈 등의 자중지란을 겪으며 시즌 2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당시 '패떴'을 가장 괴롭혔던 참돔 낚시 논란에서 제작진은 원본 필름을 공개하라는 네티즌 요구에 반발하고 대립해 궁지에 몰렸다.
이에비해 '1박2일'은 1위-2위-1위로 부침의 역사를 겪으면서 자생력을 키워왔다. 이번 '이승기 용돈 조작설'이 터지자마자 '편집의 실수'를 자인했고 '원본 필름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한 회 출연료 수백만원씩을 받는 멤버들이 밥 한 끼에 목숨거는 게 말이되냐고 시비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고액 출연료로 멤버들이 맛난 거 다 먹고 다녀야 리얼 예능일까. 그랬다가는 당장 호화판 막장 예능이란 손가락질이 들어올게 틀림없다.
참을 인자 3개 쓰고 익은 벼처럼 늘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될 게 '1박2일', 1등 예능 관계자들의 또다른 이면인 셈이다.
[엔터테인먼트 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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