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구자철과 하이파이브 하지 않은 이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1.29 01: 49

"빨리 가!".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대표팀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알 사드 스타디움서 열린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3-4위 결정전에서 지동원의 연속골에 힘입어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대회에 이어 2연속 대회 3위를 기록하며 다음 대회인 2015년 호주 대회에서도 예선없이 본선에 자동 진출하게 됐다.

 
이날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구자철은 총 5골을 기록하며 득점 단독 1위가 됐다.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한 수 위의 전력을 선보이며 압도적인 결과를 얻어낸 대표팀이지만 옥의 티가 있었다. 바로 첫 골 순간에 보여준 선수들의 행동.
한국은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용래(수원)가 하프라인을 돌파하며 단 한 번의 스루패스로 찬스를 만들어 낸 것. 이용래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제주)은 박스 내로 침투해 반대쪽 골대로 강하게 차 골로 연결했다.
 
골을 터트린 후 선수들은 우르르 벤치쪽으로 몰려갔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기쁨을 함께 하겠다는 것.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벤치로 몰려든 선수과 기쁨을 나누는 대신에 빨리 경기장으로 돌아가라고 독려했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득점을 터트린 후 자기 진영으로 선수들이 모두 돌아간다면 경기가 바로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단 한 명의 선수도 상대 진영에 없이 모두 벤치로 달려간 대표팀으로 인해 경기가 곧바로 재개될 수 있었다. 이를 눈치 챈 조광래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를 지속하라는 사인을 보낸 것이지만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득점의 주인공인 구자철은 기어코 박지성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쁨을 나눴다. 구자철을 비롯한 선수들의 행동이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은 우즈베키스탄의 감동적인 장면에 대한 감상 때문이었다.
10bird@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