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석 미국통신원] 이쯤이면 인생역전이라 부를만 하다. 우완정통파 강속구 투수였지만 그저 그런 투수로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너클볼 투수로 화려하게 복귀한 R A 디키 이야기다.
뉴욕 메츠는 연봉조정을 신청했던 디키와 2년 계약에 합의했다. 3년째는 구단측이 옵션을 보유했다. 최종 계약 조건은 디키의 신체검사가 끝나는 2월 1일(한국시간) 발표될 예정이다.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지닌 디키는 470만 달러를, 메츠 구단은 335만 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테네시 대학 출신인 디키는 199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8번째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명됐을 정도로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 올라오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다. 2001년 9월 로스터가 40명으로 확대됐을 때 메이저로 승격돼 4경기에 구원투수로 12이닝을 던졌다.
하지만 이듬해 다시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디키는 2003년에야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다. 선발로 불펜을 넘나들며 9승(8패)을 따낸 디키는 이듬해에도 6승7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부상에 발목이 잡혀 2005년부터 2년 동안 고작 33이닝만을 소화한 뒤 팀에서 쫓겨났다.
2008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5승을 따냈고, 2009년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하며 1승1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결국 디키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는 수모를 당했다. 너클볼의 제구를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은 디키는 메츠 선발 투수진의 붕괴로 메이저로 승격되는 행운을 잡았다.
메츠 구단에서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디키는 27경기(26선발)에 출전하며 생애 최다인 174.1이닝을 소화했다. 역시 생애 처음으로 11승(9패)이나 거둔 디키는 완봉 1차례를 포함해 2번이나 완투를 하며 무너진 메츠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단 한 번도 3점대 방어율을 찍지 못했던 디키가 2.84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 2년 계약을 이끌어낸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메츠로서는 에이스 요한 산타나의 전반기 출전이 불가능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디키의 어깨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한편 메츠는 30일 우완투수 마이크 펠프리와 372만5천달러에 합의했다. 펠프리는 디키와 함께 메츠 선발진의 원투펀치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로써 메츠는 연봉조정을 신청한 선수 가운데 앙헬 패간과의 계약만을 남겨 놓게 됐다. 패간은 420달러, 메츠는 306만2500달러를 제시하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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