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의 교훈, '우승은 수비로 하는 것'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1.30 12: 04

'우승은 수비로 하는 것'.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이 한국 축구에 남긴 교훈이다.
한국은 51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으로 3위에 그쳤다. 반면 가깝고도 먼 일본은 축구의 기본인 공수 밸런스를 완성하면서 4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호주도 준우승에 그쳤지만 탄탄한 수비로 호평을 받았다.

▲ 韓·日·濠 수비는 어땠나?
이번 대회에서 수비로 호평을 받은 팀은 준우승팀 호주였다. 참가국 중 최소인 2실점에 그치면서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사샤 오그네노브스키(성남)를 중심으로 탄탄한 중앙 수비가 돋보였다. 완벽한 위치 선정과 공중 볼의 깔끔한 처리는 스피드가 수비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일본도 부동의 주전 센터백 듀오인 나카자와 유지와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의 결장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호주에 비해 많은 실점(6골)을 기록했지만 골키퍼의 실책에서 비롯된 수치일 뿐 수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약점인 중앙 수비를 단단한 측면 수비로 커버했다. 가장 많은 파울(경기당 20개)을 범했지만 경고(경기당 1.5개)가 적은 효율적인 수비도 돋보였다.
한국은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수치상으로는 일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내용에서 크게 밀렸다. 실점(7골)의 절반 이상이 페널티킥(4개)이었다.
 
결국 위험 지역에서 불필요하고 무리한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우승 경쟁에서 밀렸다. 왼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오른쪽 측면의 수비도 문제였다.
▲ 한국 축구에 어울리는 전술은?
한국 축구가 수비에서 실망스러운 모습만 남긴 것은 아니다. 조광래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가능성도 남겼다. 그 동안 압박의 중요성만 강조하던 것을 넘어 미드필드에서 시작되는 두 번째 수비벽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기가 이란과 8강전이다. 당시 한국은 전방 공격수인 지동원을 제외한 미드필더 전원이 강력한 수비 저지력을 선보이며 한 단계 발전한 수비를 선보였다. 비록 체력에 난조를 보여 후반 들어 그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졌지만 이 부분만 해결한다면 한국 축구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었다.
여기에 결승 진출의 길목에서 열린 한일전 후반전에 선보인 4-1-4-1 포메이션은 그 결정판이었다는 평가다. 홍정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시키며 측면 수비까지 보완했던 전술은 향후 한국이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한국과 일본 그리고 호주 모두 완벽한 수비를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일본과 호주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숨기는 전술을 선보였다. 이 부분을 한국이 고민해야 한다. 한국에 어울리는 수비 전술 발굴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아시안컵이었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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