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도 촉각' 한화, 보상선수 목 매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1.31 07: 19

보상선수 문제로 이렇게 시끄러웠던 적이 없다. 이제 결정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몫으로 넘어갔다.
이범호 이적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보상선수 문제 때문이다. 이범호는 해외 유턴파 중 최초로 원소속구단이 아닌 타구단으로 이적했다. 계약도 FA 마감시한인 1월15일 넘겨서 이뤄졌다. 1월31일 선수등록을 4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입단이 결정됐다. 시기적인 문제 때문에 보상선수를 놓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껏 없었던 일이고 규약상으로도 명확하게 명시된 부분이 없다.
사정은 한화가 더 급하다. 두 달간 끌어온 이범호를 KIA는 단 며칠 만에 설득해서 유니폼을 입혔다. 여론은 한화에게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 겨울 내내 이렇다 할 전력보강을 하지 못한 구단의 행보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상선수 문제까지 쉽게 물러나면 구단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는 최선의 길은 보상선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이다. 보상선수 문제를 놓고 구단 고위층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한화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팀 전력적인 면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보상선수에 신인이 포함된다면 한화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크게 넓어진다. 한화는 전 포지션에 걸쳐 보강해야 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젊고 강한 팀'이라는 슬로건대로 리빌딩도 생각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팀에 전력과 미래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를 뽑기 위해서는 신인이 포함된 보상선수가 이뤄져야 유리하다. 신인이 포함될 경우, KIA의 유망주나 주전급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KIA는 신인 한승혁과 홍건희의 포함을 놓고 고심을 할 수밖에 없다. 신인 포함 여부가 관건인 이유다.
한화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규약상으로 보상선수에 신인이 제외된다는 내용이 없다"는 것이 한화의 주장이다. 보상선수와 관련해 KBO 규약에는 외국인선수, 군보류선수, 당해 FA 선수만 제외하기로 되어있다. 이에 따른 예외조항이 없기 때문에 규약대로 적용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KBO는 31일 자체 법률 고문 변호사를 통해 유권해석을 내릴 예정이다. 만약 여기서 신인이 포함되지 않는 기존의 유권해석을 유지한다면 한화는 공청회라도 열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자칫 KIA와 감정 싸움으로 번지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화 구단은 "규약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괜히 KIA와 감정 싸움으로 흘러갈까봐 걱정"이라는 입장이다. 한화와 KIA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팀들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단장님들도 그렇고, 구단 프런트들 사이도 친하다. 서로 감정 상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보상선수 문제가 중요하지만 첨예한 대립이 감정 싸움으로 비치는 모양새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한화는 보상선수 지명에 대해 "어떤 선수를 데려왔을 때 팀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코칭스태프와 운영팀에서 충분히 검토해서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를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