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이 밝았다. 코트가 아니라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결전이다.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가 바로 그것이다.
2011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가 31일 서울교육문화회관 거문고홀에서 열린다. 오전 10시 트라이아웃을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 지명이 시작된다. 올해 드래프트는 김태술·이동준·양희종·정영삼이 나온 2007년, 하승진·김민수·윤호영·강병현이 쏟아진 2008년 못지않은 최대의 황금어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세근을 비롯해 김민수·김선형·함누리·김현민·방덕원 등 좋은 재목이 많다.
하지만 로터리 픽을 가진 팀들은 하나 같이 '최대어' 오세근을 탐내고 있다. 과연 어느 팀이 1순위 행운을 잡을지가 최대 관심이다. 지난 시즌 하위 4개팀들이 똑같이 25% 확률로 1순위 가능성을 갖고 있다. 대구 오리온스, 인천 전자랜드, 안양 인삼공사, 서울 SK가 주인공들이다. 상위 로터리픽을 행사할 4개팀들의 역대 신인 드래프트 운은 어떠했을까.

▲ 오리온스
오리온스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번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한 팀으로 남아있다. 지난 1999년 가장 높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30% 가능성의 나산에게 1순위 지명권을 빼앗기며 2순위로 밀렸고, 최대어 조상현의 지명을 넋놓고 바라봐야 했다.
당시에는 성적 역순으로 10~40% 확률로 1~4순위 지명권을 결정하던 시기였다. 이후 오리온스는 6차례 로터리 지명에서 2~4순위만 2번씩 가져갔다. 되레 전화위복이 된 경우도 있었다. 2001년 3순위 지명권을 얻는 바람에 1~2순위 송영진과 전형수를 차례로 놓쳤다. 하지만 그 대신 얻은 선수가 바로 김승현이었다. 그만한 행운이 올해 또 찾아와야 한다.
▲ 인삼공사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만 해도 오리온스와 유이하게 1순위 지명권을 얻지 못한 팀이 인삼공사였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까지 범위를 넓히면 유일하게 1순위 지명권의 행운을 누리지 못한 팀이었다. 종전 5차례 로터리 지명에서 인삼공사는 2순위 1번, 3순위 1번, 4순위 2번을 지명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마침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최대어 박찬희를 뽑았고, 트레이드를 통해 2순위까지 확보하며 이정현까지 데려갔다. 인삼공사는 올해도 행운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모습이다. 리빌딩 조각의 마지막 퍼즐이 다름 아닌 오세근이기 때문이다.
역대 신인 드래프트에서 2년 연속 1순위 지명권 행운을 누린 경우는 딱 한 차례 모비스가 있었다. 모비스는 2003~2004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김동우와 양동근을 건졌다.
▲ 전자랜드
전자랜드는 예부터 드래프트 운이 없기로 소문난 팀이었다. 1순위 드래프트 지명권을 2차례나 행사했지만 모두 최대 흉년의 시기에 찾아온 엇박자 행운이었다. 2006년 1순위 전정규는 팀을 떠났고, 2009년 1순위 박성진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로터리 지명이 6차례 있었다. 결과는 그야말로 극과 극이었다. 1순위 2차례를 제외한 나머지 4차례는 모두 4순위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황금 세대들이 출몰했던 2007~2008년에는 2년 연속 4순위 지명의 불운을 당했다. 1순위 지명권이 정작 필요할 때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 문태종을 잡으며 설움을 한 번에 씼었지만 올해 또 한 번 운이 따라야 한다. 올 시즌 순항하고 있는 전자랜드지만 베테랑 선수들이 많아 세대교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 SK
SK는 1998년 최초의 신인드래프트에서 40%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얻으며 현주엽을 지명하는 행운을 누렸다. 2007년에도 김태술을 1순위 지명권으로 잡았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뜯어보면 1순위 지명권을 많이 얻은 게 아니다.
SK는 무려 10차례나 로터리 지명 기회를 얻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로터리 지명권을 행사한 팀이 바로 SK다. 그만큼 하위권에 머문 기간이 길었다는 뜻. 1순위 2번, 2순위 3번, 3순위 3번, 4순위 2번으로 다양하게 지명권을 행사했다.
특히 최근에는 2년 연속 4순위 지명권에 그칠 정도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해는 다시 운이 깃들어야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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