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실내온도-비만-허리디스크의 상관관계
“겨울철 실내온도가 높으면 허리디스크 환자가 늘어난다(?)”

얼토당토않은 억지주장 같지만 최근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칼리지(UCL) 연구팀이 실내온도와 비만의 상관관계를 밝히면서 이를 이용해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는 가설로 등장했다. 이미 비만과 허리디스크의 상관관계는 검증돼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결합(실내온도→비만→허리디스크)하면 실내온도가 허리디스크에 미치는 영향을 추론할 수 있지 않을까.
유니버시티칼리지 연구팀은 겨울철 실내온도가 높아지면 에너지 소모 감소와 함께 열을 만들어 내는 신체기능이 저하돼 자연스럽게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비만 리뷰(Obesity Review)’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주거공간의 열쾌적(thermal comfort) 수준이 높아지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겨울의 계절적 추위 노출이 줄고 열을 만들어내기 위한 신체의 에너지 연소기능이 떨어지면서 비만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겨울에 실내온도가 높으면 우리 몸이 체내 에너지를 연소시켜 열을 만들 필요가 없게 되므로 그만큼 비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상식적으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연구결과다.
비만이 허리디스크에 좋지 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확인된 정설이다. 2005년 북미척추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척추 전문가의 87%는 비만을 허리통증의 주요 원인으로 봤고, 94%는 비만치료를 통해 체중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밖에도 여러 연구기관에서 비만인 사람의 디스크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또 어릴 때 비만이었던 아동들은 커서 디스크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보고도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우리 몸을 지탱하는 척추의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체중이 1kg 증가하면 척추는 5kg 정도의 하중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이 늘면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도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척추의 뼈 사이 간격이 좁아지면서 추간판(디스크)이 밀려나오거나 분리되는 이른바 추간판탈출증을 겪기 쉽다.
이처럼 높은 실내온도가 허리디스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검증되면 최근 전력사용량 급증을 막기 위해 벌이고 있는 실내온도 낮추기 운동을 확산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의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는 “실내생활로 활동량이 감소하는 겨울이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에는 치명적인 계절”이라며 “허리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이제 실내온도가 너무 높으면 허리디스크 위험수치도 그만큼 올라간다는 경각심으로 실내온도부터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장형석 박사는 “실내온도가 우리 몸의 체온을 떨어뜨릴 정도여서도 안 된다”며 “체온이 떨어지면 근육과 인대가 위축되고 면역력도 저해되므로 적정한 온도에서 적정한 체온을 꼭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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