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 수술로 3D 영화를 볼 수 있을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1.31 13: 53

매섭게 추운 겨울이다. 너무 추워서 움직일 생각도 쉽게 들지 않는데,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 눈치도 보이고, 멀리 가기는 힘들고, 이럴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멀티플렉스 영화관이다. 유별스런 한파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리고 있는 극장가에서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3D 영화들은 단연 인기다.
 
3D 영상은 사람의 오른쪽 눈과 왼쪽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보여지게 한 뒤, 뇌의 시각중추에서 두 영상을 하나로 합쳐 인식하는 통합과정에서 가상적으로 물체의 원근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영상기술이 갈수록 발전하면서 언젠가는 모든 가정에서 3D TV를 볼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3D 영상기술이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3D효과를 전혀 느낄 수 없을 뿐 더러, 심하면 두통이나 멀미 증상을 느끼게 된다.
SEE 삼성안과의 김병진 원장은 “만일 양쪽 눈의 일치된 운동에 문제가 있는 사시와 같은 질환이 있다면, 3D 영상과 같이 두 눈에 서로 다른 내용의 영상이 비춰질 경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양쪽 눈으로 각각 본 두 가지 영상을 뇌시각중추에서 하나로 통합해서 인식하는 융합 과정에 평소보다 더 많은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평소 생활하는데 불편감이 없던 미세한 사시의 경우라도 물체가 2개로 보이는 복시현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라고 설명한다.
또한 “만일 근시나 원시 등으로 양쪽 눈의 시력 차이가 많이 나는 부등시(不等視, 속칭 짝눈)의 경우, 안경을 쓰고 볼 때는 양쪽 눈 모두 물체가 또렷하게 잘 보이더라도 안경으로 인한 영상 크기의 왜곡현상(근시안경의 경우 물체가 작게 보이고, 원시안경의 경우 실제보다 물체가 커 보이는 현상)으로 인해 양쪽 눈의 영상이 서로 다른 부등상시(不等像視, aniseikonia) 상태가 되어서 3D 영상의 통합이 어려워집니다. 이런 경우, 영상크기 왜곡 효과가 거의 없는 콘택트렌즈나 라식/라섹수술이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발전된 라식/라섹 수술의 안전성이 알려지면서, 시력교정수술을 찾는 30-50대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30대 후반 이상의 경우에는, 근시를 교정해서 원거리 시력은 좋아지지만, 거꾸로 근거리 시력이 떨어지는 노안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노안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3D 영상을 보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SEE 삼성안과 노안 클리닉의 이동훈 원장은 “지금까지 40대 이상에서의 시력교정수술이나, 핸드폰이나 컴퓨터의 작은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상태를 교정하는 노안수술의 경우, 대부분 양쪽 눈의 역할을 근거리와 원거리로 나누어 분담시키는 단안시(monovision) 치료를 해왔습니다. 단안시 치료란, 오른손잡이의 오른손과 같은 주시안(Dominant eye)의 경우에는 근시/난시/원시를 모두 교정해서 먼거리를 잘 보는 정시 상태로 만들고, 오른손잡이의 왼손과 같은 비주시안(Non-dominant eye)의 경우에는 근시를 부분적으로 남기거나 일부러 유도해서 근거리를 잘 보는 상태로 만들어서, 양쪽 눈이 각각 원거리와 근거리를 잘 볼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입니다. 2001년 하버드 대학의 Azar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88%의 환자분들이 단안시 수술 결과에 만족한다고 할 정도로 좋은 결과를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엑시머레이저, 펨토세컨드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한 현재까지의 노안수술 원리로 이용되는 단안시 치료의 경우, 3D 영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한쪽 눈으로 들어오는 원거리 영상이 흐리기 때문에, 입체감을 느낄 수 없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편에 대해 대안으로, 첫째, 물체가 잘 보이는 범위인 초점심도를 크게 늘려서 단안시 치료에서의 양쪽 눈 시력차이를 최소로 줄이는 광학기법을 도입한 Carl Zeiss의  차세대 노안시력교정수술인 LBV(laser blended vision)수술과, 둘째, 한쪽 눈으로도 맨눈으로 원거리와 근거리를 모두 볼 수 있게 하는 다초점인공수정체를 이용한 백내장노안동시교정수술을 들 수 있다.
 
이동훈 원장은 “노안이 진행된 정도와 그로 인한 수정체 변화의 양상에 따라 두 가지 노안시력교정수술방법 중 보다 환자분께 적합한 한가지 방법을 택하게 되는데, 최근 미국안과학회 연례회의 보고에 따르면, 기존의 단안시 치료에서 필요했던 장기간의 신경적응과정 중에 생기는 불편감이 적기 때문에, 그 만큼 만족도가 더 높다고 하는데, 제 환자분들의 경우에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특히 3D 영상이나, 움직이는 물체를 보는 동체시력이 중요한 스포츠나 자동차 운전의 경우, 양쪽 눈이 비슷한 시력을 보여야 입체감이나 속도감, 거리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단안시 치료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훨씬 좋은 시력의 질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시력교정술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노안시력교정수술의 경우에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현재 노안의 진행 정도에 대한 임상진찰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활환경, life style 등에 대해서 수술 당당 의사와의 직접적인 의견 교환을 통해 세심하게 결정하고, 수술 후에는 철저한 주의사항 준수와 정기적인 검진으로 나빠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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