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가 제대로 엇갈렸다. 한 쪽은 2년 연속 1순위 지명권에 환호했고, 또 다른 쪽은 5번째 4순위 지명권이라는 불운에 울었다.
31일 서울교육문화회관 거문고홀에서 개최된 2011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최대의 관심사는 역시 전체 1순위 지명권이었다. 전 시즌 성적에 따라 대구 오리온스, 인천 전자랜드, 안양 인삼공사, 서울 SK 등 하위 4개팀이 똑같은 25%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가졌다. 1순위에 대한 기대는 대단했다. 일찌감치 최대어로 관심을 모은 중앙대센터 오세근(24·199.8cm) 때문이었다. 4개팀 모두 1순위 지명을 염원했다.
KBL은 2006년부터 추첨순위 선발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로또 방식의 추첨기를 도입했다. 각 구단을 상징하는 색깔 공을 25개씩을 넣어 총 100개의 공을 추첨기에 돌리는 방식. 오리온스는 하얀색, 전자랜드는 인삼공사는 빨간색, 인삼공사는 빨간색, SK는 파란색을 택했다. 김동광 기술위원장이 스톱 버튼을 눌러 나오는 공의 색깔에 따라 전체 1순위 지명권이 정해지는 방식. 김 위원장의 추첨기 스톱 버튼에 처음 나온 색깔은 빨간색이었다.

이상범 감독을 비롯한 인삼공사 측은 크게 환호했다. 지난해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박찬희를 지명한 데 이어 2년 연속 1순위 지명권이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역대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2년 연속 1순위 지명권을 가져간 것은 2003~2004년 울산 모비스가 유일했다.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오세근의 이름을 호명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인삼공사는 이미 오세근의 이름이 박힌 유니폼까지 준비해 입혔다. 이 감독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반면 전자랜드는 불운에 울었다. 비록 1순위를 놓쳤지만 김선형과 최진수라는 또 다른 거물급 선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전자랜드의 노란색 공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2순위로 SK의 파란색 공이 나왔고, 3순위로 오리온스의 하얀색 공이 나왔다. 전자랜드의 노란색 공은 추첨기 안에서만 맴돌았다.
전자랜드는 역대 신인 드래프트에서 1~4순위 로터리 지명을 6차례 행사했다. 2차례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으나 모두 드래프트 흉년 시기에 걸린 '엇박자' 행운이었다. 결정적으로 2차례 1순위를 제외한 나머지 4차례는 모두 4순위에 그치는 불운을 입었다. 올해도 그 불운이 재현된 것이다. 전자랜드는 4순위로 중앙대 특급 포워드 함누리를 지명했다. 함누리도 '빅4'로 분류된 대어급 선수지만 전자랜드로서는 거듭된 드래프트 불운에 못내 아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려워 보인다.
waw@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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