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최진수 만남, '3순위 효과' 기대 만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01 07: 54

어쩌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지도 모른다. 1순위 지명권은 또 다시 빗나갔지만, 대구 오리온스에는 행운의 3순위 지명이 될 수 있다. 마치 10년 전 신인 드래프트에서 의도치 않게 얻은 3순위 지명권으로 김승현을 횡재했던 그림이 그려진다.
 
오리온스에 3순위로 지명된 최진수(22·201.8cm)가 주인공이다.

오리온스는 지난달 31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기대했던 1순위 지명권은 매년 그랬던 것처럼 오리온스를 또 외면했다. 오리온스는 역대 프로농구에서 유일하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지 못한 팀으로 남아있다.
 
게다가 2순위 지명권도 서울 SK에 넘어갔다. 하지만 오리온스 김남기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SK가 일찌감치 김선형을 2순위로 생각하고 있었고, 그 뒤로 최진수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3순위를 얻은 오리온스는 주저하지 않고 최진수를 지명했다. 최진수의 친아버지 김유택 코치가 있지만, 그런 가족사도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오리온스 김남기 감독은 일찍이 오세근이 아니면 최진수를 뽑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김 감독은 "오세근이 아니면 최진수를 지명하겠다. 우리 팀에 필요한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최대어 오세근은 놓쳤지만 그에 못지않은 최진수라는 카드를 손아귀에 넣었다.
오리온스가 최진수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오리온스는 최근 몇 년간 깊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얻었으나 확실한 전력이 되는 선수가 없었다. 이동준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기둥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총 연봉이 10억 원을 넘지 못할 정도로 기본적인 선수 구성이 약하다.
 
이런 가운데 최진수라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특급 유망주가 가세했다. 당연히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오리온스에서 최진수는 스몰포워드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동준이 파워포워드로 골밑에 있기 때문이다. 김유택 코치는 "이동준과 겹치는 부분은 없다. 걱정할 필요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김 코치는 "어렸을 때는 센터였지만 지금은 외곽에서 많이 플레이한다. 신장이 크기 때문에 그런 게 장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최진수의 잠재력만 터지면 오리온스의 전력 강화도 당연한 길이다.
성이 다른 친아버지와 함께 하게 된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최진수 본인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주위에서 보시는 것 만큼 불편한 관계가 아니다"는 것이 최진수의 항변이다. 김 코치도 "체육관 안에서는 선수와 지도자로 만나는 것"이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농구 외적으로도 화제를 낳고 있지만 내적으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최진수는 "최근에도 울산에서 중앙대와 함께 훈련했다. 아픈 곳도 전혀 없다. 다음 시즌 개막까지는 많이 남아있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최진수의 잠재력이 폭발하는 그날, 오리온스의 부활이 이뤄질지 모른다. 오리온스의 최고 전성기도 3순위 출신 김승현이 이끌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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