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의 후계자는 누구?②...홍철, "대표 발탁, 실감 안 나요"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2.01 11: 53

`초롱이' 이영표(34, 알 힐랄)의 후계자는 누가 될 것인가.
조광래 축구 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이영표의 빈 자리에 고심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이 이영표의 후계자로 지목하고 있는 인물은 윤석영(21, 전남 드래곤즈)과 홍철(21, 성남 일화).

조광래 감독은 오는 10일(한국시간) 오전 3시 트라브존에서 열리는 터키와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윤석영과 홍철을 대표팀에 발탁됐다. 명백한 테스트다. 광양에서 훈련 중인 홍철을 지난달 28일 만나봤다.
▲ 홍철은 어떤 선수?
홍철은 이영표를 빼닮은 선수이다. 이영표처럼 신체적인 조건은 우수하지 못하지만 영리하면서도 풍부한 활동량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다른 점도 있다. 이영표와 달리 공격 지향적이며 '왼발잡이'라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홍철의 이런 장점에 주목했다. 그 동안 한국이 갖추지 못했던 공격적인 왼쪽 풀백의 등장이다. 조광래 감독은 일찌감치 신태용 성남 감독에게 홍철의 대표팀 발탁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물론 홍철은 알지 못했다. 홍철이 자신의 대표팀 발탁 소식에 깜짝 놀라는 이유였다. 홍철은 본인이 그토록 바라던 꿈에 한 발 다가섰지만 "(이)영표 형보다 못할 것은 분명한데 걱정만 앞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부족한 수비 '경험'이 고민
홍철의 걱정은 수비수로 보여준 것이 없다는 데 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수비수로 전향한 홍철은 단국대를 중퇴하고 프로에 데뷔한 작년 성남의 아시아 정상 등극을 이끌었지만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돋보였다.
홍철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아픔이 재현될까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홍철의 수비력을 우려한 나머지 윤석영을 중용했다. 홍철도 기용됐지만 수비가 아닌 공격이 그의 자리였다.
홍철은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홍명보 감독님은 내가 아직 공격이 더 어울리는 선수라고 말하셨다. 아시안게임만 보면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분했고 내 부족함에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 홍철의 해답은 '역발상'
그러나 홍철에게 포기는 없다. 작년 성남에서도 시즌 중반 풀백으로 보직이 바뀌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신의 힘으로 극복했듯 이번에도 대표팀에 도전하겠다는 자세이다.
홍철의 해답은 역발상. 홍명보 감독이 지적했던 위치 선정의 미흡함과 수비의 인내를 배우되 자신의 공격적인 재능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계산이다. 현대 축구도 측면 풀백에 공격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릇된 생각은 아니다.
더군다나 홍철에게는 누구보다 강력한 동기 부여가 있다. 바로 힘들게 자신을 뒷바라지했던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꿈이다. 그리고 대표팀은 그 발판이 되기에 충분하다.
홍철은 "분명히 난 아직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 아시안컵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황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표팀에 발탁됐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서 "조광래 감독님에게 나만의 축구를 어필하고 싶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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