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요즘 시간만 나면 의자에 똑바로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을 모아 마치 부드러운 공을 쥔 것처럼 천천히 어루만지기도 하고 손바닥을 마주대고 그 사이에 종이를 끼운 듯한 자세를 취하고서 몇십 분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부터 기공 연습을 한 뒤 손가락의 길이가 달라보이고 손바닥을 마주하고 있으면 기공의 효과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원래 기운이란 것은 피가 가는 곳에 나타나는 것이고 마음을 따라 올라가기도 내려가기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특별한 수행을 통해야만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슬퍼하거나 성질을 내면 얼굴 위로 기운이 상승해서 손발이 차가워지고 웃거나 즐거워하면 기운이 아래로 가라앉게 되는 것을 흔히 느낄 수 있다.
성질이 급한 사람은 자주 기운이 위로 상승하기 때문에 아래쪽에 있는 콩팥 방광 허리 무릎 등이 약해져서 몸살감기가 오면 항상 그쪽부터 이상을 느끼게 된다. 또 몸집이 뚱뚱하고 마음이 푸근한 사람은 느긋한 마음이 많기 때문에 기운이 아래로 가라앉아 가슴이나 기관지 폐 심장이 약해져 가슴이 답답한 것을 자주 느끼게 된다.

원기는 마음이 편안하고 생각이 깊어서 잘 놀라지 않고 진중한 사람에게 강하게 나타난다. 그런 사람은 굳이 기공을 하지 않아도 건강하게 살 수가 있다. 반면에 생각이 얕고 의지가 약한 사람은 어떤 충동에도 쉽게 움직여서 소중한 원기를 간직하지 못한다. 따라서 원기를 키우려 한다면 오장육부의 기운을 보강해야 한다. 누구든지 행동을 경건하게 하고 주색잡기와 같은 유혹을 뿌리치기만 해도 기공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브닝신문·OSEN=김달래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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