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여왕', 속편의 새로운 답안 제시...시리즈물의 가능성 보다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이 종영을 맞았다.

황태희(김남주)라는 여자의 '인생 역전' 과정을 담은 '역전의 여왕'은 결국 옛남편 봉준수(정준호)와의 재결합보다는 지금 자신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재벌남 구용식(박시후)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대다수의 여성 시청자들이 지지했던 '인생 역전'을 이뤘다.

2009년 김남주를 다시 정상에 올려놓은 드라마 '내조의 여왕' 속편 격으로 제작된 '역전의 여왕'은 박지은 작가와 김남주를 제외한 주요 스태프와 출연진이 모두 바뀌며 전편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 탄생했다.

'푼수끼' 가득한 전업주부 천지애(김남주)가 내조를 통해 남편과 역전을 이뤄냈던 전작과 달리 '역전의 여왕'은 잘나가던 커리어우먼이 결혼 후 회사에서 쫓겨나며 추락했다가 다시 일로 성공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전작이 전업주부들의 일상과 심리를 담아냈다면, '역전'은 구구절절한 직장인들의 생존기를 담아 '내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탄생시키며 속편의 '새로운 답안'을 제시했다.

박지은 작가의 필력은 또다시 빛났다. 전작에서 주부 시청자들의 무릎을 치게 하는 대사로 호평받았던 박지은 작가는 이번 역시 직장인들의 눈물을 훔치게 만드는 '공감 대사'와 드라마 히트작들을 패러디하는 '위트있는 대사',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떨리게 만드는 '로맨틱한 대사'로 매회 화제가 됐다.

또 '여왕'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김남주는 이제 이 시리즈에서 다른 배우 얼굴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옷 인양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천지애 때는 푼수끼 가득한 전업주부로 '김남주에게도 저런 모습이...'라는 시각을 던져줬다면, 황태희를 통해서는 똑부러지는 커리어우먼의 카리스마를 선보여 천지애와는 또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이번 역시 '패셔니스타' 다운 면모도 잊지 않았다. 황태희를 통해 커리어우먼룩의 모범답안을 제시하며 2030 직장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에 등극했다.

20%를 돌파했던 '내조'에 비해 다소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역전의 여왕' 후속으로 또다른 '여왕' 시리즈가 제작돼 한국에 없는 드라마의 한 패턴을 만들어가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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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니온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