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모의 승부조작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발견돼 일본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일본 <스포츠호치>는 일부 스모선수들의 휴대전화에 승부조작 거래가 의심되는 메일 기록이 발견돼 일본스모협회가 긴급 조사에 나섰다고 3일 보도했다. 승부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기인 스모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다.
사건은 경시청이 지난 해 스모 선수들의 야구 도박 사건을 조사하던 도중 승부조작 의혹이 담긴 46건의 휴대폰 메일을 발견했다는 것. 작년 봄대회와 여름대회에 주료와 마쿠우치급 13명의 선수들이 관련됐다고 전했다. 메일 내용은 승부수와 대결 내용을 지시하거나 은행 계좌번호, 만 엔 단위의 금액을 나타내는 숫자들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경시청은 사건기록을 일본스모협회 감독 기관인 문부과학성에 제출했고 간부들을 불러 사건의 진위 여부를 엄정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스모협회도 긴급 이사회를 열어 12명의 선수들을 호출해 사실관계를 조사했으나 모두 혐의 사실을 부정했다.
그동안 일본 스모계는 승부조작설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해 한 잡지사가 승부조작설을 폭로했으나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소송에서 패했고 스모협회는 승부조작이 없다고 자신해왔다. 그러나 이번 메일은 승부조작설을 뒷받침하는 분명한 증거로 충격파를 안겨주고 있다.
스모협회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팬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지목하고 전면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방침. 특히 요코즈나 하쿠호를 비롯해 모든 스모선수들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만일 승부조작이 인정될 경우 제명과 해고를 포함해 엄정 처리할 계획이다.
일본 스모계는 지난 2007년 스모선수 사망사건, 2008년 대마초사건, 작년 야구 도박에 이어 불상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스모계를 주름잡았던 몽골 출신 아사쇼류의 폭행사건과 강제 은퇴 이후 스타 기근에 빠져 불황에 시달려왔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스모의 위상이 급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