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GD&탑, 어떻게 아이돌을 놀라게 했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2.03 09: 56

가수 아이유와 그룹 빅뱅의 유닛 지드래곤-탑(GD&탑)은 최근 아이돌 가요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긍정적인 성공 사례를 보여줬다.
한터음원차트 1월(1월 1일~1월 31일) 한 달 동안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아이유의 '좋은 날'과 지드래곤-탑의 '하이하이'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 한 달간 사랑을 받은 두 곡은 전혀 다른 장르와 팬층, 소비 형태를 지닌 노래들이지만, 이들의 성공요인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노래에 온전히 가수의 장악력이 담겼다는 것.

방식은 조금 다르다. '좋은 날'은 가수의 가창력이 노래를 장악한 케이스다.
아이유를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 노래를 완전히 자신의 목소리로 소화하는 가창자를 원하고 있었는가를 알 수 있다. 아이유 뿐 아이돌그룹에서 특히 노래를 잘 부르는 메인 보컬 멤버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그 이유다. MR 제거 영상이 유행하는 것도 그 하나의 증거.
아이러니하게 획일화된 기계음이 대세인 트렌드에서 이른바 ‘3단 고음’으로 불리는 아이유의 가창력은 최고의 이슈거리가 됐다. 아이유의 외모적 호감도가 인기에 큰 기여를 했다는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3단 고음이 없었으면 ‘잔소리’로 인기를 얻은, 아이돌이 듀엣으로 많이 원하는 귀엽고 어린 가수에 머무를 수 있었다.
아이유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드래곤-탑이 주목받은 이유는 최근 가장 성공적으로 뮤지션다운 아이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힙합레이블 YG 엔터테인먼트의 지원 하에 지드래곤-탑 유닛은 2NE1이나 세븐보다 더욱 깊숙이 일렉트로닉 힙합 장르를 역량 있게 보여주며 깊이를 만들었다.
유닛 활동은 멤버 각각의 음악성과 개성을 살리는 목적이 있다. 멤버 각각의 음악성과 취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래퍼 라인과 보컬 라인은 확실히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래퍼 라인인 지드래곤과 탑이 함께 뭉치며 기존 빅뱅의 음악과는 조금 다른 음악을 만들어냈다.
음악에서, 그리고 스타일적인 면에서 좀 더 자유를 얻은 이들 유닛은 클럽 음악풍의 노래를 영리하고 과감하게 아이돌의 틀을 변주시키며 소화해냈다. 아이돌이 무대에서 군무 대신 음악에 맞춰 필(feel)대로 몸을 흔들고, ‘뻑이가요’라는 도전적인 제목을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탑이 “이번 유닛을 통해 아이돌의 편견을 부셔버리고 싶었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 이를 위해서는 전세계 음악 트렌드를 날카롭게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전혀 다른 두 노래의 공통점은 이처럼 어떤 방식으로든 두 곡 다 회사가 아닌 가수가 그 노래를 온전히 자기화 시키며 기존 아이돌의 개념에 새로운 수정을 요했다는 데 있다. 이는 춤이나 예능감과는 다른 차원이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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