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맹훈' 이승엽, "젊은 선수들에게 뒤질 수 없다"

고된 훈련 속에서 미소를 잃지 않는다. "힘들다" 또는 "장난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지칠때면 더욱 힘껏 방망이를 휘두른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5, 오릭스)은 "몸이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고 즐겁다"고 말한다. 이승엽의 통역을 담당하는 정창용 씨는 "요미우리보다 훈련량이 엄청 많은 편이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틀만에 손바닥이 다 벗겨질 만큼 맹훈련을 소화 중이다. 그는 "원래 손에 땀이 많아 잘 벗겨지지 않는 편인데"라고 고개를 갸우뚱한 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라며 "한국 선수들이 보면 욕한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젊은 선수들의 선전은 신선한 자극제가 아닐 수 없다. "내가 티배팅 훈련할때 뒤에 있는 선수가 세게 치는 모습을 보며 '저 선수에게 뒤질 수 없다'는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더욱 힘껏 휘둘렀다. 자극을 받으면 능률과 효과가 좋아지지 않겠냐".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처럼 이승엽은 끊임없는 훈련은 명예 회복을 위한 최선책으로 여겼다. 그는 주전 경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캠프를 잘 준비하고 마무리한 뒤 시범경기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다면 그때 마음 속으로 (주전 1루수에 대한) 생각을 해보겠다. 그러나 지금은 딴 생각하지 않고 훈련에 몰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과의 싸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고 싶다". 이승엽의 올 시즌 궁극적인 목표이다. 그의 표정 속에 비장함이 엿보였다. 최근 3년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아쉬움을 반드시 떨쳐낼 각오. 이승엽은 "많은 훈련을 통해 타구의 질과 비거리가 향상된다면 분명히 자신감이 커질 것"이라며 "그 다음에는 실전에서 내가 가진 풀스윙을 보여줘야 한다. 1달간 충분히 훈련을 소화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오릭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외국인 타자 알렉스 카브레라 대신 이승엽을 선택한 것을 두고 "뛰어난 실력과 팀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고된 훈련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는 이승엽이 올 시즌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오사카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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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야코지마(오키나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