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에도 프로야구 선수들은 타국에서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훈련에 열중하며 저마다 올 시즌 호성적을 다짐하고 있다.
8개구단 선수단은 일본 큐슈와 오키나와, 괌, 사이판, 미국 하와이와 플로리다 등지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있다. 1월 중순부터 시작된 훈련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곧 시작될 연습경기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단은 5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전지훈련을 타국에서 하는 것일까. 일부 야구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남해 등에서도 할 수 있지 않냐”며 외화 낭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단은 “우리도 여건만 되면 한국에서 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냐”며 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릴 수 없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날씨이다. 1월과 2월 날씨가 높아야 영상 10도 이하인 한국 남해 등에서는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영상 15도 이상이 돼야 부상 위험없이 투구 훈련을 할 수 있는 투수들은 국내에서 훈련하기는 무리라는 설명이다.
KIA, LG, 삼성 등이 야수진과 달리 투수진은 일본이 아닌 괌과 사이판에서 따로 훈련을 치른 이유이기도 하다. 야수진은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 오키나와 등에서 훈련하는 동안 투수들은 기온이 더 높은 사이판과 괌에서 훈련을 가진 뒤 나중에 야수들이 있는 일본으로 합류했다.
일본에서도 기온이 높아 일본 프로야구단들이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큐슈와 오키나와도 1월에는 투수진이 훈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기온이라는 설명이다. 올해는 특히 큐슈 지방도 예년보다 추워서 투수진이 정상 훈련을 소화하기 힘들었다. 당초 미야자키 사이토시에 캠프를 차릴 예정이었으나 구제역 여파로 북큐슈 지역인 벳푸에서 훈련을 했던 두산 선수단이 대표적이 케이스였다. 두산은 영상 5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 탓에 투수진은 붎펜 투구를 하지 못한 채 체력훈련에 힘을 써야 했다. 야수진은 타격 훈련을 소화했지만 부상을 조심해야 했다.
날씨 외에 이유는 야구장 훈련 시설이다. 비교적 기온이 높은 한국 남해지역과 제주도 등은 야구장은 갖추고 있지만 그 이외 시설이 부족하다. 대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메인 구장 외에 연습구장이 2개, 웨이트 트레이닝과 수영장 시설 등이 갖춰져야 하지만 한국에는 이런 시설이 없는 실정이다.
효율적인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 야구단들의 설명이다. 시설면에서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용하는 미국 플로리다나 애리조나가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은 야구장외에 실내 연습장을 주위에 함께 갖추고 있어 비가 내리거나 날씨가 추워도 상관없이 전천후 훈련이 가능하다.
많은 한국 야구계 인사들은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기가 힘들다면 KBO 차원에서 땅값이 저렴하고 기후가 좋은 곳에 스포츠 콤플렉스를 지워 국내 야구단들의 훈련을 소화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1월과 2월 날씨가 좋은 사이판 같은 곳에 복합시설을 건축, 4개 구단 이상이 한꺼번에 캠프를 차리고 연습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해볼만 하다”고 주장한다.
8개구단이 수십억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해외전지훈련. 국내에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해외에서 치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sun@osen.co.kr
<사진>따뜻한 사이판에서 몸을 풀고 있는 롯데 투수들.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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