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22)의 독일 볼프스부르크행을 놓고 이적 논란이 시끄럽다.
3일(이하 한국시간) AP통신, dpa통신 등 외신들은 일제히 국제축구연맹(FIFA)이 구자철과 볼프스부르크의 계약에 진상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FIFA는 영보이스(스위스)가 스위스축구협회를 통해 "구자철이 독일에서 뛰는 것에 어떤 문제도 없는지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축복만 있을 줄 알았던 구자철의 해외 진출이 왜 이렇게 꼬인 것일까.

▲ 영보이스와 사전 접촉이 원인
일단 지난달 31일 체결된 구자철과 볼프스부르크의 계약에는 어떤 하자가 없다. FIFA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 구단(볼프스부르크와 제주)의 이적은 온라인 이적 시스템(TMS)을 통해 진행됐다"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영보이스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구자철의 영입을 끝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계약 외에도 또 하나의 계약이 존재한다는 '2중 계약'을 거론함 셈이다.
영보이스 역시 TMS를 통해 제주 측에 국제이적동의서(ITC)를 요구했다. 구자철과 영보이스 사이에 '교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구자철은 작년 12월 스위스를 직접 방문해 영보이스와 접촉했다.
영보이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구자철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FIFA는 이적과 관련해 문제가 생긴 선수는 경기에 나설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 제주, "영보이스의 착각"
그러나 제주는 영보이스가 착각을 했거나 일처리가 늦었다는 입장이다. 영보이스가 TMS를 통해 ITC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시기가 작년 12월이 아닌 올해 1월이기 때문이다. 제주는 올해 구자철의 바이아웃 조항이 소멸됐다고 강조했다.
제주의 설명에 따르면 구자철은 분명히 100만 달러의 바이아웃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지만 그 조건은 2010년에 한정된 특약 조항이었다. 2011년이 넘은 뒤에는 이적 결정권이 다시 구단으로 넘어간 셈이다.
제주의 한 관계자는 "정황을 살펴보면 구자철과 영보이스 사이에 가계약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바이아웃이 사라진 이상 우리가 영보이스행을 승인할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 구자철 측, "도의적인 사과는 하고 싶다"
구자철 측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 현 소속팀인 볼프스부르크에서 모든 문제를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영보이스에 위약금까지 지불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자철은 영보이스가 보여줬던 정성을 생각할 때 여전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영보이스는 구자철이 국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 개월 간 공을 들였던 구단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자철의 에이전트인 최월규 씨는 "구자철이 영보이스를 방문해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면서 "2중 계약의 논란을 떠나 도의적인 사과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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