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지도자' 안익수(46) 감독이 K리그 사령탑으로서 이번 시즌 첫 무대에 나선다. 데뷔 첫 해. 그러나 그가 목표로 정한 순위는 없었다. 모두 선수들을 위해서였다.
안익수 감독이 지휘하게 될 팀은 부산 아이파크. 부산은 지금까지 K리그 우승을 4회(1984, 1987, 1991, 1997)나 차지한 명문 구단이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FA컵 우승(2004)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대표팀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황선홍 감독을 선임했지만 성적에서는 별 효과가 없었다. 이에 부산은 다시 한 번 K리그 사령탑 경험이 없는 안익수 감독을 선임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것이 주변의 생각이다.

지난 시즌 FC 서울의 수석 코치로서 넬로 빙가다 감독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던 안익수 감독은 서울 선수들로부터 '한국인 감독님'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신망이 두터웠다. 안익수 감독은 경기에서 빙가다 감독을 대신해 수비라인을 조정해주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또한 경기 후에는 선수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수석 코치가 아니다. 분명 수석 코치와 감독은 다른 점이 많다. 이것은 안익수 감독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그러나 최근 부산 강서체육공원 내에 위치한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안익수 감독은 K리그 감독으로서 첫 길을 순조롭게 걷고 있는 듯 했다.

▲ 재미난 공격 축구, 그러기 위해선 수비 안정화가 최우선
안익수 감독이 부산 감독으로 부임한 후 처음으로 내건 것은 주전 명단의 백지화다. 안 감독은 부임 첫 해에 무리한 선수 영입은 하지 않기로 결정해 기존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었고, 주전 명단의 백지화로 모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시켰다. 그만큼 동계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태도는 진지해졌다.
안 감독은 "일단 공격수들의 역량을 펼치기 위해서는 수비가 안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비 안정화과 자신의 첫 목표라고 밝혔다. 공격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수비에서 불안하면 그 불안감이 공격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안 감독의 생각이었다. 안 감독의 이러한 생각은 지난해 FC 서울(최다 득점 1위, 최소 실점 2위)에서 현실로 반영되며 서울을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수비 안정화에 이어 안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것은 패스 플레이였다. 안 감독은 "역동적인 플레이로 팬들로 하여금 함성을 자아낼 수 있는 경기를 원한다. 선수들을 질적으로 발전시켜 그 토대로 부산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 팬들을 위한 축구를 펼치겠다"며 "선이 굵은 축구 보다는 세밀하고 역동적인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습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안 감독이 주문한 것은 그대로 나타났다. 한 번 이상 볼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주고 받으며 상대를 돌파해 문전까지 연결했던 것. 아직 훈련 과정에 있어서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 목표는 없다, 선수들의 능동적인 태도 원해
안 감독에게 이번 시즌에 대한 목표는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성적과 관련된 목표는 없고 선수들과 관련된 목표는 있었다. 안 감독은 "성적과 관련해서 목표를 정하면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분명히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며 성적과 관련한 목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지만 선수들의 발전을 목표로 삼는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팀원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성과는 반드시 나올 것이다. 다만 쫓기지 않도록 압박감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면서 "선수들 스스로 판단해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능동적인 성장이 목표다"고 덧붙였다.

▲ 3월 5일까지 베스트 11은 없다
부산을 맡은 지도 대략 2달. 그러나 안 감독이 마음속으로 정한 베스트 11은 아직 없었다. 안 감독은 "베스트 11은 아직 없다. 선수들의 노력 여부가 주전 명단을 바꿀 것이다. 개막전에서의 출전 명단이 베스트 11이 될 것이다"고 밝히며 "항상 노력하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고,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선수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안 감독의 이러한 모습은 분명 효과가 있었다. 훈련을 임하는 태도부터가 바뀌었다. 전에만 하더라도 훈련장에서 개인 훈련복을 착용하던 선수들은 조직이라는 일체감 속에 옷을 모두 통일했고, 가까운 곳을 나설 때에도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슬리퍼 대신에 운동화를 착용했다. 작은 노력에서부터 주전 선수로 도약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또한 경기장에서의 모습도 달랐다. 선수들은 안 감독의 말 한 마디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했고,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도 서로 떠들기보다는 그라운드를 응시한 채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감독이 부임 2달여 만에 바꿔 놓은 부산의 모습이었다.
FC 서울에서 모습과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서 모습, 꾸준하게 지도자로서 공부하는 모습, 그리고 지난 2달 동안 부산을 지도한 모습을 봤을 때 부산이 안익수 감독을 선임한 것은 최고의 선택 중 하나라는 평가다. 그 평가가 과연 평가로 그칠지 아니면 박수 갈채로 이어질지는 전적으로 안익수 감독에게 달렸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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