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 노리는 한화가 유념할 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2.05 08: 06

투타 양면에서 쓸 만한 선수가 반드시 필요한 팀. 국내 선수로 억대 연봉자가 4명에 불과할 정도로 스타선수 또한 모자란 팀. 그래서 전력 보강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팀. 한대화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2011시즌을 준비하며 하와이에서 전지훈련에 여념이 없는 한화 선수단. 그러나 시즌 준비 과정이 그리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한화는 지난 1월 27일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범호(전 소프트뱅크)의 KIA행을 막지 못하며 보상선수로 팀 전력 상승을 기대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미 지난 시즌 후 주포 김태완의 공익 근무 입대, 이적생 '스나이퍼' 장성호의 어깨 수술로 지난해 세밑부터 삐그덕거리는 조짐이 뚜렷했던 한화. 최근에는 지난 시즌 2할6푼1리 32홈런 92타점으로 활약했던 우타 거포 최진행이 허리 부상으로 하와이서 조기귀국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지난 시즌 도중에는 주전 3루수 송광민의 군입대 소동도 겪은 한화다.
 
투수진에서도 에이스 류현진의 바통을 이어받을 확실한 승리 카드 패가 많지 않다. 지난해 맹활약을 펼친 좌완 박정진과 우완 윤규진, 양훈 등이 있지만 투수층을 따져봤을 때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다. 재계약에 성공한 훌리오 데폴라도 지난해 가능성을 비췄을 뿐이고 새 외국인 투수 오넬리 페레즈 또한 아직 미지수다. 선발-계투가 가능한 좌완 마일영은 재활 중이고 1순위 신인 유창식도 검증되지 않았다.
 
선수층이 워낙 상대적으로 얇은 만큼 이범호의 프리에이전트(FA) 이적 보상선수를 노리는 한화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IA가 지정한 보호선수 18명 이외의 준척이 가세할 경우 한화에 커다란 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험요소도 분명히 있다. 투수진 보상선수감으로 지목되는 선수 중 지난해 한화에서 KIA로 이적했던 우완 안영명의 복귀 가능성이나 사이드암 전태현이 거론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재차 생각해봐야 한다.
 
안영명은 2009시즌 한화의 2,3선발로 11승을 올렸고 2008년 KIA 1차지명 출신 전태현은 지난해 선발로도 기회를 얻으며 12경기 2승 5패 평균 자책점 5.71으로 가능성을 비췄다. 그러나 안영명은 괌 전지훈련 도중 어깨 통증으로 인해 일단 미야자키가 아닌 광주 잔류군으로 향했고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전태현은 조만간 공익근무 입대한다.
 
안영명의 부상 회복 가능성을 차치하고 만일 전태현을 지목할 경우 한화는 넥센 출신으로 지난해 말 이적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우완 이동학보다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 전태현의 2013시즌 활약을 기대해야 한다. 더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올 시즌이 계약 만료해인 한 감독이 비장하게 선택한 히든카드를 써보지도 못하고 지휘봉을 놓을 수도 있는 셈이다.
 
3루수 요원을 보강한다고 해도 이는 자칫 내야 요원 중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 시즌 한화는 3루에 지난해 '3할 2루수'가 된 정원석을 내세우고 2루에 한상훈, 전현태, 백승룡 등을 경쟁시킬 예정. 이 상황에서 보상선수로 이적해 올 선수가 앞에 언급된 네 명의 내야수들에게 확실한 우위를 갖췄다거나 단숨에 중심타선 포진이 가능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몇몇 선수가 언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 중 한화의 중심타선 무게감과 내야 수비력을 모두 키워줄 만한 선수는 없다. 공-수 양면에서 최대한 밸런스를 맞추고 보탬이 될 선수를 데려와야 하는 만큼 한화는 내야수를 데려오는 데 있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제 3의 팀이 원하는 선수를 뽑아 추가 트레이드로 구미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는 가능성도 염두에 둘 만하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 2004년 두산에서 롯데로 FA 이적한 외야수 정수근의 반대급부 보상선수였던 우완 문동환을 영입하기 위해 곧바로 포수 채상병(현 삼성)과의 추가 트레이드를 시도한 바 있다.
 
그리고 문동환은 2005년 10승, 2006년 16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공헌했다. 이는 영입 범위를 KIA에 국한하는 것만이 아닌 다른 6개 구단으로 넓힐 수 있는 방책이다.
 
FA 선수 영입 여부가 아닌 보상선수 선택으로 팬들의 이목이 이만큼 집중되는 것도 유례가 없는 일. 이는 그만큼 한화의 선수층이 얇다는 것을 증명한다. 최하위 팀에 쏠쏠한 재미를 가져다 줄 구세주를 꺼내들 수도 있는 한화의 손은 과연 누굴 지목하게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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