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 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이순신으로, 장준혁으로, 강마에로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보여주다가도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 여기에 ‘똥덩어리’라고 냉랭하게 쏘아대는 모습에서 코미디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스크린에서는 더했다. ‘무방비도시’에서 광역수사대 형사로, ‘내사랑 내 곁에’에서는 루게릭 병에 걸린 환자로, ‘파괴된 사나이’에서는 유괴된 딸을 찾기 위한 절절한 부성을 보여주며 스크린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코미디? ‘김명민의 코미디’에 대해 어떤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그 동안 그가 출연했던 작품에 빗대어 봤을 때 어떤 상상을 미리 짐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외관은 ‘허당’이고 실제는 ‘천재’인 조선명탐정으로 태어나 관객들의 배꼽을 잡고 있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시작으로 설 연휴 기간 가장 많은 관객이 든 작품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었다. 9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명민은 극중에서 오달수와의 콤비플레이도 능청스럽게 해내며 그만의 정공법인 연기화법으로 관객들을 웃겼다 정색하게 했다가 한다. 살인 사건을 풀어나갈 때는 명민한 눈빛을 반짝이다가도, 한지민을 바라볼 때는 ‘얼빠진’ 모습으로 ‘아름답소’를 외친다. 오달수가 사경을 헤매어 실신해 있을 때에도 굶주린 배를 부여잡지 않고 우적우적 밥을 퍼먹으며 깨어난 오달수의 얼굴에 밥풀 세례를 퍼붓는다.
사극이건 현대극이건, 의학드라마이건 음악드라마이건, 액션물이건 코미디물이건 김명민이 연기를 풀어나가는 기초공사에는 흔들림이 없다. 그 캐릭터 그대로, 관객들에게 이입시키고 몰입하게 만든다. 이번 ‘조선명탐정’의 코믹 연기 또한 정공법대로 풀어나간 김명민은 “연기하는데 장르가 무슨 상관?”이라며 의문을 가졌던 이들에게 되물을지 모를 일이다.

- 조선시대판 셜록홈즈와 왓슨으로 오달수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커다란 통을 피하며 오달수와 함께 뛰며 도망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달수 형님과의 호흡은 완전 재미있고 즐겁고 유쾌하고 날들이었다. 통이 굴러오는 장면은 CG로 만든 것이다. 실제는 공을 튀기면서 연기를 했다. 그것을 술통이라고 생각하고 튀기면서 공을 피했다. 크기가 술통만하다고 생각하고 공이 굴러오면 약속을 해서 정확하게 뛰었다. 그 위에 CG를 더한 것이다.
- 여물통 위에 오달수와 껴안고 있으면서 몸을 피했는데 두 사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로 코 앞에 비탈로 아슬아슬하게 미끄러지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멍한 상태로 여물통에 몸을 피해 살아남았는데 서필이 와서 정신이 들게 된다. 순간 비탈 위에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진짜 비탈이었다. 여러 각도로 몇 번 찍었다. 찍기 전에는 진짜 이게 가능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실제로 액션 팀이 앞에서 당기면서 산등성이에서 찍은 것이다. 여물통이 작은데 카메라 팀과 함께 총 4명이 들어가서 탔다. 자칫하면 사고가 날 수 있었지만 무사히 촬영이 끝났다.
- 가장 위험하게 촬영한 신은.
▲액션 신이 많다보니까 다치기 쉬었던 장면은 분진 창고에서 액션 신이었다. 분진 창고 안에서 자루를 터트리면서 하나의 가루라도 더 만들면서 상대를 피하는 액션을 해야 해서 많이 힘들고 위험했다. 다행이 그 촬영에서는 아무도 다치지 않고 끝났다.

- 한객주 한지민을 처음 대면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아름답소’라고 얼이 빠져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도 관객들이 많이 웃었다.
▲나는 정말 진지하게 촬영을 했다. 별 NG 없이 갔던 장면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웃기는 것이지 저희는 진지하게 찍었다. 만약에 우리끼리 너무 재미있다고 하면서 찍어서 내보이면 관객들은 오히려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극에 몰입해서 진지하게 연기를 해야 하고 그리고 나서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관객들이 웃는 것 같다.
- 한지민과 멜로 라인이 그 외에는 발전되지 않았다.
▲뒤에 삭제된 장면이 있다. 큐브를 맞추는데 하다가 잘 안 되는 것이다. 명탐정이 산법을 풀기 위한 큐브를 쓰려고 했는데 잘 안 풀려서 다시 1년 후에 청나라로 가는 것이다. 그 큐브를 도무지 풀지 못해서 한지민에게 ‘나 도저히 이거 못 풀겠다’고 큐브를 내미는 장면이 있었다.
- 촬영하면서 너무 웃어서 NG가 났던 장면은.
▲사실 한명이 웃기 시작하면 연쇄작용으로 웃기 시작한다. 서필이 사경을 헤매는 상황에서 제가 밥을 먹는데 서필이 일어나자 ‘봉필아’ 하면서 다가가는데 그때 달수 형님이 웃기 시작했다. 밥풀 나가기도 전에 웃기 시작해서 연쇄 작용으로 나도 웃기 시작했다. 한번 밥풀이 튀면 얼굴 다 수습하고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정말 NG를 내면 안 되는데 몇 번이나 웃었던 것 같다.
- 설 극장가에 관객들에게 ‘조선명탐정’이 어떤 영화로 다가갔으면 하는지.
▲1시간 50분 동안 관객들의 숨통을 튀어주는 그런 영화였으면 좋겠다. 저는 이 책을 처음 보면서 ‘인디아나 존스’나 ‘007’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조선명탐정 캐릭터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서 2,3편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crystal@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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