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살아 있는 전설인 '국민 금메달리스트' 이규혁(33, 서울시청)이 현역으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이규혁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실내스케이트장서 열린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1500m경기서 1분 48초 66의 기록으로 카자흐스탄의 데니스 쿠진(1분 47초 37)과 모태범(1분 47초 71)에 이어 아쉽게 3위에 그쳤다.
이로써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대회와 2007년 중국 창춘 대회에 이어 이 종목 3연패를 달성하려던 꿈이 깨졌다. 이규혁은 초반부터 빠른 스피드로 레이스를 전개, 한 바퀴를 남겼을 때까지 쿠진의 기록을 앞서 기대가 됐지만 막판 체력이 떨어지고 말아 동계 아시안게임 개인 통산 7번째 메달(금 4, 은 2, 동 1)에 만족해야 했다.

이규혁은 오는 6일 3명이 팀을 이뤄 레이스를 펼치는 추월 경기에 나설 4명의 후보(이승훈 모태범 고병욱 이종우)에는 당초 포함되지 않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출전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5번째 출전이었으나 또 노메달에 그친 2010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후 이규혁은 은퇴를 고려했지만 체력으로나 기량으로나 충분히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한 시즌 더 현역을 연장했다. 게다가 밴쿠버 출전 선수단 개선 행사에서 국민들로부터 금메달을 선물 받아 더욱 힘을 얻었다.
2010~2011시즌을 착실히 준비한 이규혁은 지난 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 세계스프린트선수권에서 당당히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규혁은 이 대회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는 국제 빙상연맹 역사에서도 미국의 에릭 하이든과 캐나다의 제러미 워더스푼, 벨라루스의 이고르 젤레조프스키, 그리고 이규혁 밖에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규혁은 오는 3월 4일부터 6일까지 네덜란드 헤렌벤서 열리는 월드컵 파이널과 독일 인젤서 열리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이규혁은 종목별 세계선수권서 2007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1000m 동메달, 2008 나가노 대회 500m 은메달, 2009 리치먼드 대회 500m 은메달을 딴 경험이 있다.
이규혁은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서 마지막 코너에 들어 섰다. 결승선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규혁의 마지막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ba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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