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8개 구단의 희망사항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06 07: 38

스프링캠프는 희망의 계절이다. 스프링캠프에는 순위가 없다. 누구든 희망 찬 꿈을 꿀 자격이 있다. 스프링캠프 목표치를 합하면 한 시즌 100승도 꿈이 아니다. 희망이 피어오르는 계절 2월. 과연 8개 구단들이 갖는 2011년 희망사항들은 무엇일까.
▲ SK - 박 트리오 활약
지금은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 한 때 인천을 연고로 삼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인천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선수들이 바로 박진만 박재홍 박경완, '박 트리오'였다. 이들은 인천 현대 시절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1998년 인천 연고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중심에도 다름 아닌 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다시 인천에서 뭉쳤다. 박진만이 등번호 7번을 달고 고향 인천으로 돌아왔다. 박재홍 박경완과 함께 재회한 것도 2002년 이후 9년 만이다. 서로 뿔뿔이 흩어졌다 돌고 돌아 다시 인천에서 만난 박 트리오.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꾼다. 그들이 주역이 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인천 팬들은 보고 싶어 한다.

▲ 삼성 - 30홈런 거포
삼성은 선동렬 감독을 포기했다. 과거 삼성 특유의 호쾌한 야구를 되찾고자 결정한 조치였다. 삼성 선수로는 사상 처음 은퇴식을 치렀던 류중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과거 삼성 야구의 핵심은 시원한 홈런 대포였다. 이만수 김성래 양준혁 이승엽 마해영 심정수 등 당대 최고 거포들이 삼성을 거쳐갔다. 올해 삼성도 거포가 필요하다. 류중일 감독은 공격야구를 선언했다. 최소 30홈런을 보장할 수 있는 거포 중의 거포를 있어야 한다. 3년 만에 영입한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가 중심이다.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기존의 토종 거포들도 있다. 삼성에 30홈런 타자는 2007년 심정수가 마지막이었다.
▲ 두산 - 좌완 10승 투수
두산은 그 어느 팀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마르다. 2004년부터 시작된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3번했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아깝게 무너진 것도 2번이나 됐다. 올해는 배수의 진을 쳤다. 이를 위해서라면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좌완 투수가 필요하다. 윤석환 투수코치가 현역 시절이었던 1988년 13승을 거둔 것을 끝으로 두산은 무려 22년간 좌완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좌완 선발이 자리를 꿰찬다면 더스틴 니퍼트, 김선우와 선발 구색이 맞춰진다. 이혜천 이현승 등 좌완 선발들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다면 두산의 꿈도 결코 꿈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 롯데 - 슈퍼 마무리 등장
롯데는 마무리가 약하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지난 29년간 팀 통산 세이브 숫자가 611개. 원년 구단들은 물론 4년 늦게 출발한 한화(729개)보다 더 적다. 1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현대(683개)보다도 적은 수치. 구원왕은 2009년 존 애킨스(26개)가 유일하며 한 시즌 최다 세이브도 1994년 박동희가 기록한 31개. 고질적인 뒷문 불안이 결정적일 때마다 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 롯데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대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슈퍼 마무리가 필요하다. 양승호 감독도 마무리 발굴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고원준 강영식 최향남 임경완 김사율 등 몇몇 후보들이 있다. 이들 중 확실한 마무리가 튀어나와야 한다.
 
▲ KIA - 김진우·한기주 복귀
광주에는 전통적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연고팀 KIA는 지역 선수들에게 최고 계약금 안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2002년 김진우에게 최고 계약금 7억원을 안겼다. 4년 후에는 한기주에게 사상 최고액 10억원을 선사했다. 김진우와 한기주는 KIA의 최대 야심작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방황했다. 김진우는 그라운드 밖을 나돌았고, 한기주는 야구공 대신 재활기구와 싸워야 했다. 그들은 KIA의 아픈손가락이었다. 하지만 올해 나란히 마운드 복귀를 꿈꾸고 있다. 물론 당장 복귀는 쉽지 않다. 김진우는 실전감각을 찾아야 하고, 한기주도 재활을 완벽하게 마쳐야 한다. 그러나 빠르면 시즌 막판이라도 복귀가 가능하다. KIA의 오랜 꿈과 희망이다.
▲ LG - 신바람 마운드
과거 LG는 신바람 야구로 불렸다. 1994년은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남아있다. 당시 유지현-김재현-서용빈 신인 3총사로 대변되는 신바람 야구는 프로야구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이상훈(18승)-김태원(16승)-정삼흠(15승) 선발 3인방과 마무리 김용수로 이어지는 막강 마운드가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한 신바람 야구였다. 지난 몇 년간 LG는 마운드가 문제였다. 타선이 터져도 마운드에서 버티지 못했다. LG 마운드는 하루가 멀다하고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올해는 마운드에서 시원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봉중근 외에는 확실하게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외국인투수 레다메스 리즈와 벤자민 주키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무리 후보 이동현과 김광수도 해야 할 몫이 있다. 마운드 강화없이는 9년만의 가을잔치도 없다.
▲ 넥센 - 유망주 지키기
넥센은 젊은 팀이다. 매년 예상치 못한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매해 신상품을 내놓듯 진열장에 선수들이 쏟아졌다. 넥센이 발굴한 강정호는 이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그러나 그와 함께 넥센 내야진을 지킬 것으로 보였던 황재균은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고원준이라는 선발 유망주도 황재균을 따라 롯데로 떠나야 했다. 유망주들의 활약이 너무 돋보이면 오히려 걱정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넥센은 지금도 좋은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김성현 문성현 김영민 장영석 등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거론되지 않는 선수 중에도 갑자기 툭 튀어나올 수 있다. 애지중지 키운 선수들을 보내지 않는 것. 넥센의 희망 아닌 희망이다.
▲ 한화 - 젊은 투수들의 각성
타선이 크게 약화된 한화. 기대할 것은 그래도 마운드다. 한대화 감독은 외국인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우며 투수력 강화에 최대한 힘을 쏟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젊은 투수들이 있다. 몇 년째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양훈 유원상 김혁민이 하루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 독한 피칭이 필요하다. 올해도 자리 잡지 못하면 더 이상 기대를 갖기 어렵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안승민과 장민제도 외모만큼이나 성숙한 피칭이 기대된다. 여기에 유창식이라는 슈퍼루키가 들어왔다. 당장 큰 기대를 갖기 어렵지만, 팬들은 류현진의 재림을 기대하고 있다. 젊은 투수들 중 한두 명만 각성해도 2011년 한화에 가득 낀 먹구름도 조금씩 걷혀질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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