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에 둥지를 틀었으나 그는 전 소속팀을 가리켜 '우리'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해 14승을 따내며 두산 베어스 에이스 노릇을 했던 켈빈 히메네스(31.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일본으로 이적한 이유와 친정팀의 새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0)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4승 5패 평균 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김선우와 함께 선발진 축으로 활약한 동시에 카도쿠라 겐(당시 SK, 현 삼성)와 함께 최고 외국인 투수로 명성을 떨쳤던 히메네스. 2010년 대권 도전에 실패한 두산은 히메네스와의 재계약을 시도했으나 그는 일본으로 떠났다.

2년 간 옵션까지 포함해 200만 달러 이상이 보장된 계약으로 머니 게임에서 이길 수 없던 싸움이었다. 이미 라쿠텐을 비롯한 한신, 세이부 스카우트들은 지난해 잠실을 자주 찾으며 히메네스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고 그 결과 호시노 센이치 새 감독의 구애까지 곁들였던 라쿠텐이 그를 영입했다.
일본 오키나와현 구메지마에서 합동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히메네스. 그는 OSEN과의 인터뷰서 두산을 떠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실력과 좋은 성격을 갖춰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히메네스였던 만큼 그의 결정은 팬들의 실망감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 또한 새로운 곳에서의 도전을 꿈꾸는 선수이자 세 아이를 둔 가장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른 도전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느꼈다. 일본 리그가 상당히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도전해 보고 싶었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내 꿈을 이루고 내 가족을 돕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난 한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다".
히메네스의 대체자로 두산은 지난해 텍사스 소속으로 디비전 시리즈에 나선 동시에 샌프란시스코와의 월드시리즈 엔트리까지 포함되었던 전력의 니퍼트를 데려왔다. 203cm의 장신 우완 니퍼트는 애리조나 시절부터 뛰어난 선발형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투수. 한솥밥을 먹은 적은 없지만 히메네스 또한 니퍼트를 알고 있었다.
"두산이 좋은 선수와 계약한 것으로 안다. 우리가 함께 뛰었다면 완벽한 원투펀치를 구축해 플레이오프에 다시 올라갔을 것이다".
뒤이어 히메네스는 "두산은 좋은 타자들이 많아 투수가 좋은 환경에서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이어갔다. 특히 히메네스는 이야기마다 두산을 가리켜 '우리'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해 타자들의 홈런 환영 시 가장 마지막 줄에 남아 타자를 와락 끌어안던 그의 모습이 겹쳤다.
"니퍼트는 하드 싱커를 던지는 투수로 다른 7개 구단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함께 했다면 두산에 도움이 많이 되었을 테지만. 지금 나는 새로운 소속팀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지만 두산이 이번에는 선수단 목표를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구메지마(오키나와),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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