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살아 있는 전설인 '국민 금메달리스트' 이규혁(33, 서울시청)이 현역 마지막 동계아시안게임을 끝내 '노골드'로 마쳤다.
이규혁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실내스케이트장서 열릴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경기에 이승훈(23, 한국체대) 모태범(22, 한국체대)과 팀을 이뤄 나섰으나 0.03초 차로 일본에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에 그쳤다.
당초 제출한 엔트리와 달리 경기 직전 장거리 전문 고병욱이 빠지고 모태범이 들어와 이승훈 이규혁과 팀을 이룬 한국은 유일한 장거리 선수인 이승훈이 8바퀴(3200m) 내내 혼자 선두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궁여지책을 쓴 끝에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4개국이 출전한 이날 경기 첫 번째 조에서 중국과 레이스를 펼친 한국은 3분 49초 21로 결승선을 통과, 우승이 기대됐으나 두 번째 조에서 카자흐스탄과 경기를 가진 일본이 3분 49초 18로 골인, 불과 0.03초 차로 뒤지고 말았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팀 추월은 각 팀이 링크 반대편에서 출발해 정해진 구간을 같은 방향으로 8바퀴 도는 경기다. 반 바퀴 거리를 둔 상대편 선수를 1명이라도 따라잡으면 무조건 승리하며 잡지 못할 경우 3명 중 가장 느린 선수의 기록으로 승패를 결정한다.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대회와 2007년 중국 창춘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1500m 금메달 리스트인 이규혁은 지난 4일 3회 연속 1500m 우승에 도전했지만 막판 체력이 떨어지며 카자흐스탄의 데니스 쿠진과 모태범에 이어 3위에 그친 바 있어 이번 대회를 노골드로 마감했다.
이규혁은 당초 3명이 출전하는 팀 추월 경기 후보 엔트리 4명에 빠져 있었으나 고병욱과 이종우 대신 동계아시안게임서 자신의 마지막 레이스를 펼칠 기회를 얻었지만 결국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개인 통산 8번째 메달(금 4, 은 3, 동 1)에 만족해야 했다.
이규혁은 5번째로 나선 2010 밴쿠버 올림픽서 노메달에 그친 뒤 은퇴를 고려했지만 체력으로나 기량으로나 충분히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한 시즌 더 현역을 연장했다.
밴쿠버 출전 선수단 개선 행사에서 국민들로부터 금메달을 선물 받은 '국민 금메달리스트' 이규혁이 자신의 마지막 무대가 될 오는 3월 월드컵 파이널과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서 어떻게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될지 주목된다.
ba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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