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낙엽이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의외의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프로야구에서는 방출선수들의 돌풍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에는 두산에서 방출된 후 한화에 새둥지를 튼 정원석이 주전 자리를 꿰차며 규정타석 타율 3할을 기록했고, 넥센에서 LG로 옮긴 베테랑 좌완 이상열도 원포인트 릴리프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76경기에 등판했다. 이외 2007년 삼성에서 방출된 박정환과 오상민은 지금도 각각 SK와 LG에서 깨알 같이 활약하고 있다. 2008년 넥센으로부터 방출된 우완 박동욱은 LG의 새로운 유망주로 떠올랐다.
올해도 주목해야 할 방출 선수들이 있다. 여느 해와 달리 굵직굵직한 대형 방출 선수들도 보인다. SK 박진만과 삼성 카도쿠라 켄이 대표적이다. 묘하게 유니폼을 바꿔입은 모양새가 돼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SK와 삼성의 라이벌 의식을 자극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삼성의 세대교체 바람에 휩쓸려 방출을 요구한 박진만은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고향팀에 새로 안착했다. 마침 SK도 주전 유격수 나주환의 군입대로 유격수 자리가 빈 상황이었다. 지난해 박진만은 공수에서 노쇠화된 모습을 보였으나 SK에서 맹훈련을 소화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박진만이 부활에 성공한다면 SK와 경쟁 관계에 놓인 삼성에게도 직접적인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박진만의 부활 여부는 부진한 베테랑들에 대한 기존의 시선과 선입견도 걸려있는 문제다.
하지만 삼성도 그에 맞춰 새로운 카드를 뽑았다. SK에서 방출된 카도쿠라의 영입이다. 지난해 14승을 거두며 외국인 투수 중 최고 활약을 한 카도쿠라는 그러나 시즌 종료 후 무릎 상태를 의심받으며 SK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그런 카도쿠라를 삼성은 메디컬 테스트를 통해 영입했다. 방출된 외국인선수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2008년 종료 후 한화와 재계약에 실패한 외국인 타자 덕 클락은 이듬해 넥센으로 이적해 20-20 클럽에 가입하며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9년만의 가을잔치를 꿈꾸는 LG도 방출생들을 끌어모으며 틈틈이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에서 방출된 포수 심광호를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 때부터 함께 하고 있다. 조인성 김태군 윤상균 등 포수 자원이 있지만 예비전력 차원에서 데려왔다. 여기에 넥센에서 자진방출된 이대환을 데려와 불펜을 강화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이대환은 쓸모가 있는 투수로 평가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2007년 FA 박명환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두산으로 이적했던 좌완 신재웅을 다시 영입했다. 신재웅은 2007시즌 종료 후 부상으로 두산에서 방출됐지만 3년간 재활에 몰두해 다시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외에도 넥센에서 한화로 이적한 우완 이동학이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거치며 재기를 도모하고 있다. KIA에서 방출된 좌완 문현정도 재기를 꿈꾸며 삼성의 경산 볼파크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박진만-카도쿠라-신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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