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방망이를 내려놓는다. 일단 쉬어보고 결정한다.
한화 4번타자 최진행(26)은 지난 3일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중도 귀국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도져 제대로 된 훈련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귀국 후 하루 휴식을 취한 최진행은 지난 5일 대전시 탄방동 한마음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담당의사는 일단 2~3일 경과를 지켜본 다음 치료 방법을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휴식을 취하는 것이 먼저"라는 조치가 내려졌다. 18일부터 시작되는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 합류 여부도 허리 상태 경과에 따라 결정된다.
최진행에게 허리는 조심스런 부분이다. 덕수고 시절 수술을 받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지난해 시즌 막판에도 허리 통증으로 전경기 출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시즌 종료 뒤 치렀던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도 허리 통증으로 일정을 절반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나가사키 마무리훈련을 모두 마치는 등 1년 내내 쉼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다.

최진행은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했다. 시즌 전 마무리훈련, 스프링캠프에서도 주전 도약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했다. 시즌 중에는 그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했고 어느 순간 팀의 중심타자가 되어있었다. 몸이 아프다고 마냥 쉴 수만은 없는 위치까지 오른 것이다. 시즌 종료 후에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훈련에 몰두했다.
129경기 타율 2할6푼1리 32홈런 92타점. 생애 첫 풀타임 주전에서 받아든 최진행의 성적표였다. 연봉도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그만큼 4번타자로서 책임감도 커졌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롤모델' 김태균과 붙어다니며 스윙을 돌리고 또 돌렸다. 그러다 보니 고질적으로 좋지 않았던 허리가 못 견뎠다. 지독한 연습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한화로서는 가슴 철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장성호가 어깨 수술 후 재활에 매달리고 있고, 김태완은 공익근무로 입대했다. 이범호마저 KIA로 갔다. 중심타선에 확실하게 믿고 맡길 만한 타자가 최진행밖에 없다. 그의 부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쩌면 시즌 중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이다. 미리 액땜을 치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최진행은 "몸 다치지 않고 전경기 출장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다치지 않는 것, 최진행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화의 명운이 걸려있는 문제가 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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