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김명민, '아저씨' 원빈 안부럽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2.07 08: 41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연기본좌' 김명민이 코미디 추리사극이란 독특한 장르의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택한 건 분명히 의외였다. 늘 진지한 표정으로 카리스마를 뽐냈던 그가 우스꽝스런 콧수염에 도포자락 휘날리며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모습이라니...그런데 바로 이 의외성에서 영화팬들은 '빵' 터졌다. 흥행 대박이다.
지난 1월27일 막을 올린 '조선명탐정'이 설연휴동안 압도적인 스코어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개봉 2주째 주말에만 무려 110만명, 누적관객 273만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기록하고 활짝 웃었다.
시사회 후 스토리 전개와 구성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말들이 돌았던 '조선명탐정'이 막강한 경쟁작들을 누르고 선두를 질주한데는 김명민의 공이 컸다. 설연휴 마땅한 볼거리를 찾던 유동 관객 가운데 상당수는 메소드 연기의 달인 김명민의 코미디 변신에 기꺼이 한 표씩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불멸의 이순신'을 시작으로 '하얀거탑'과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TV 드라마를 평정했던 그는 영화 쪽으로 무대를 옮겨 한동안 방황하나 싶더니 박진표 감독의 '내사랑 내곁에'로 흥행과 극찬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극한의 경계까지 감량하며 죽어가는 루게릭 환자와 자신을 동일시했던 '내사랑 내곁에' 촬영후 김명민은 꽤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다.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 때 수척한 모습으로 담요를 무릎에 덮은 채 "몸무게를 원상복귀시키기도 힘들지만 의사의 말이 한 번 망가진 부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고 했다.
후회하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 캐스팅을 수락했을 때 이미 예견했고 각오했던 일"이라며 담담한 미소를 보였다. 그는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한 후 바로 '파괴된 사나이'에 출연, 사랑하는 딸을 유괴당한 후 망가져버린 목사 역으로 강한 연기를 펼쳤다.
바로 이 부분. '파괴된 사나이' 후 김명민에게는 두 가지 카드가 날아들었다. 그의 앞에 놓인 수많은 출연 제의 가운데 코미디 '조선명탐정'과 잔혹액션 '아저씨'의 시나리오가 두드러졌고 김명민은 코미디 변신을 선택했다. '아저씨'의 주인공 캐릭터는 그가 계속 해왔던 강한 이미지의 연장이고 '파괴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감정 요인이었던 셈이다.
원빈이 주인공으로 나선 '아저씨'가 전국관객 620만명을 동원하며 2010년 최고의 히트작으로 부상하자 '김명민이 잘못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일부 보도가 잇따랐다. 대한민국이 원빈앓이로 가득찼던 시기다.
그러나 김명민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선택대로 '조선명탐정' 촬영에 최선을 다했고 올 설연휴 1차 성적표를 받았다. '수'.
한 편의 작품이 끝날 때마다 멀리 여행을 떠난다는 그가 세상 어느 곳에선가 빙그레 웃고 있을 듯하다.
[엔터테인먼트 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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