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평등시대, 맞벌이 시대인 지금 가족관계의 변화와 역할의 변화가 당연시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성 역할 고정관념을 가진 부모님 세대의 의식변화는 말처럼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여자는 집안일을 해야 하고 남자는 부엌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식의 생각은 평등을 요구하는 이 시대의 며느리와 맞물려 고부갈등으로 증폭되기 쉽다.
명절은 일단 긍정적이고 즐거운 행사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에 대처능력이 약하거나 미숙할 경우, 가족이나 친척간의 갈등, 불협화음, 낮은 자존심, 열등감이 있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연례행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엄격한 시어머니와 얄미운 시누이, 시댁만 가면 가부장적으로 돌변하는 남편을 둔 아내는 성격이 아무리 좋다 해도 시댁과 좀처럼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워 지며 육체적으로 힘들어서라기 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이 더욱 크기 때문에 며칠씩 시댁에 머물러야 하는 명절 지내기가 힘들고 시댁에 가기 싫다는 불만을 자연스럽게 토로하게 된다.
2005년부터 2008년 까지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신청 통계를 보면 설날과 추석 이후 이혼 신청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명절은 분명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즐거운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명절 끝 이혼이 증가하는 이유는 가족 친지들이 모여 앉아 오래 전 이야기까지 시시콜콜 끄집어내면서 며느리 타박을 하는 시댁 식구도 원인이지만 자신의 편을 들어줘야 할 남편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는 남편에 대한 원망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혼을 부르는 배우자의 말 한마디!
부부관계가 원활해지고 서로의 입장에 깊은 이해가 따른다면 껄끄러운 시누이나 불편한 동서관계, 다양한 고부갈등도 개선 가능성이 높다. 명절 때면 유난히 스트레스가 많은 아내를 위해 배려하는 남편의 말 한마디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으며 갈등의 골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아내 입장에서는 명절을 치르는 것을 자칫 명분 없는 노동이라고 여길 수 있기 때문에 남편이 아내를 위로하고 배려해 주는 태도를 보여주면 아내 마음을 다독여주는 효과와 더불어 보상받는 심리를 느끼게 된다.

이혼법률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이혼전문법률사무소 윈(http;//divorcelawyer.kr/) 이인철변호사는 “고부갈등 역시 부부중심으로 먼저 풀어나가는 것이 좋으며 가정생활이 지속적으로 불만족스럽고 위기감이 느껴진다면 부부 상담을 통해 가정이 다시 회복될 수 있는지를 진단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혼에 따르는 절차는 그 이후에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명절로 인해 피곤한 아내를 위해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하려는 남편들이 늘어난다면 올 명절엔 이혼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부부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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