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좌완' 이현호, 될성 부른 '떡잎'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2.08 10: 02

"어려운 과정도 다 따라해요. 유연성도 대단하고 기존 선수들에게 뒤쳐지지 않겠다는 근성도 있습니다".
 
한 신인투수의 훈련과정을 지켜보며 박동일 트레이닝 코치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두산에 2순위(전체 12순위)로 입단한 좌완 이현호(19)에 대한 이야기다.

 
고교 시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지난해 8월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에도 출전했던 이현호는 현재 오이타-미야자키 전지훈련 중인 두산 내 참가선수 중 유일한 신인 투수. 김경문 감독 또한 "가능성이 보여서 전지훈련에 참가시켰다"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전지훈련 초반인 오이타 훈련서 이현호는 계속된 체력훈련에도 악착같은 근성을 선보였다. 복근 훈련 시 가장 먼저 구호를 외치고 다음 선수에게 바통을 넘기면서도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FM 동작을 그대로 선보였다.
 
특히 고교 2학년 시절 팔꿈치 수술 경력에도 팀 합류 이후 시원한 팔스윙을 선보였다는 점은 고무적. 지난해 전국대회서 5승 3패 평균 자책점 0.70을 기록했던 이현호는 팔꿈치 부상 재발 우려 때문에 팔을 휘두를 때 손이 팔꿈치보다 먼저 나오며 엎어 던지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였으나 이를 상쇄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신인 선수인 만큼 아직 번트 수비나 커버 플레이 등이 부족하다는 평가지만 볼 끝 힘이 좋고 시간이 갈 수록 코너워크 제구력이 나아진 동시에 타자 몸쪽을 가정하고 던지는 직구가 위력적이라는 점에서 팀이 주목하고 있다. "여태까지 본 선수 중 승부근성은 가장 대단한 것 같다"라는 가내영 제물포고 감독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김 감독이 선호하는 파이터형 좌완이라는 점까지 알 수 있다.
 
야구장 밖에서도 이현호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이타현 벳푸 전지훈련 당시 함께 훈련을 하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오릭스)가 숙소 웨이트트레이닝실에서 젊은 투수들에게 뜻깊은 조언의 자리를 마련한 바 있었다. 그 자리서 이현호는 박찬호와 시선을 맞추며 한 마디 한 마디를 철두철미하게 귀담아들었다. 가장 인상깊은 대목에 대해 묻자 이현호는 이렇게 답했다.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지금은 계속되는 훈련에 지치고 신에로서 제약이 많아 힘들 때가 많겠지만 언젠가 제 실력을 발휘할 날을 위해서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해야 젊었을 때 많은 것을 이루고 더 많은 목표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데뷔 초기의 임태훈과 다른 듯 닮은 그를 위해 선배 좌완 이혜천도 따뜻한 조언을 쏟으며 그의 성장을 바라는 중이다.
 
'신인왕에 도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변 대신 수줍은 웃음을 보인 이현호. 그는 목표를 먼저 이야기하기보다 야구장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기 위해 한 발 더 뛰고 공 하나 더 던지는 데 집중했다.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