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취재석] 이승기의 '1박2일'과 '강심장' 동시 하차설이 떠돌면서 연예가 안팎이 시끄럽다. 일단 양측 제작진은 사실무근 혹은 아직 미정이란 입장을 내놓으며 하차설을 반박했지만 이승기의 소속사 측이 일부 언론을 통해 '하차 협의중'이란 입장을 내놔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나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 측의 경우, 3년 넘게 동고동락한 이승기의 하차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중이다. 물론 김C의 케이스에서도 보았듯 만일 이승기 측의 하차 명분이 뚜렷하고 의사가 확고하다면 말릴 수 없는 일이다. 이승기가 아닌 그 어떤 멤버라도 언젠가는 프로그램을 떠나게 될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섭리다. 그러나 김C에 이어 MC몽까지 떠난 '1박2일'이 5인 체제로 발버둥치고 있는 현 상황에 만약 이승기의 이별통보가 닥친다면 그 황망함은 배가 될 테다. '1박2일'의 입장에서 나영석 PD에 빙의하는 '허당' 이승기의 존재감과 포지션은 분명하고 막중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승기가 아쉬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면 한번쯤 상기해야 할 것이 있다. '내 여자라니까'를 부르며 혜성처럼 등장, 대한민국 누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훈남' 이승기가 '국민 남동생', '국민 훈남'으로 신분 상승하기까지는 분명 '1박2일'이 공이 컸단 사실이다. 원래도 재주 많고 끼 많았던 이 매력적인 청년이 '1박2일'에 섞여 들어왔던 것은 분명 본인에게 있어서나 프로그램 입장에서나 필연 같은 운명이었다. 이승기가 3년 넘게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동안 팬도 늘고 인기도 늘고 프로그램 시청률도 올라갔다. '1박2일'과 이승기는 그렇게 서로의 행보에서 시너지를 내며 정상을 향했다. 그 결과 이승기는 '대세'가 됐고 '1박2일'은 '국민 예능'이 됐다.


사실상 요즘의 '1박2일'은 풍전등화다. MC몽이 병역 기피 의혹 속에 불명예 하차를 했고 그에 앞서 '엄마' 김C까지 떠났다. 남은 멤버 5인이 특공대처럼 뭉쳐 만든 방송들은 크고 작은 오해와 구설로 수난도 겪었다. 명실상부 예능 최강자란 타이틀 앞에 늘 콧노래만 나올 수 있겠나. 오히려 막중한 책임감과 높아가는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제작진과 멤버들의 어깨를 짓누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일거수일투족이 늘 화젯거리고 티끌하나에도 폭풍 비난을 감내해야 한 적도 있다.
'1박2일'의 2011년은 장수 예능으로서의 역사 속 중요한 시점이다. 대단한 위기를 만난 것은 아니지만 한 걸음 한 걸음이 비장하고 중요한 때다. 지금을 어떻게 사느냐, 한 계절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1박2일'의 수명을 더욱 연장할 수도 단축시킬 수도 있는 시기다. 이러한 '1박2일'의 오늘, 이승기가 작별을 고한다면 그에 따른 리스크는 상상 이상일 수도 있다.
이승기가 '1박2일'을 더욱 유쾌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역으로 보면 '1박2일'이 그를 단순한 '엄친아'에서 남녀노소의 인기 스타 반열에 오르게 했음을 간과할 수 없다. '1박2일' 나고 이승기가 났지, 이승기가 나고 '1박2일'이 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전도유망한 청춘 스타의 새로운 도전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보은의 의미라기보단 의리의 차원에서 이승기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하는 게 무리일까.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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