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막차합류' 양훈, 선발 후보로 급부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09 07: 02

"공이 많이 좋아졌어. 지난해 저렇게 던졌으면 마무리로 썼지".
한화 한대화 감독이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선수가 하나 있다. 하와이 전지훈련지에 가장 늦게 합류한 우완 투수 양훈(25)이었다. 양훈의 불펜 피칭이 시작되자 뒤쪽에서 각잡고 지켜본 한 감독은 그의 피칭이 끝날 때까지 떠나지 않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지켜봤다. 한 감독은 "양훈의 공이 많이 좋아졌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전지훈련 전 경고장을 날렸던 모습과는 상반되는 표정이었다.
한 감독은 "지난해 저렇게 던졌으면 처음부터 마무리로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양훈은 중간-마무리로 기용되며 46경기에서 4승5패8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6.46을 기록했다. 2009년 불펜에서 군계일학 활약을 보이며 마무리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에는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서 기대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다시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준비하며 빠른 성과를 내고 있다.

양훈은 "작년보다 몸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허벅지 등 잔부상으로 고생했지만, 올해는 국내에서부터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 전지훈련에 합류했고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구위가 부쩍 좋아진 양훈을 선발 기용할 생각도 드러냈다. 한 감독은 "류현진과 훌리오 데폴라를 제외하면 정해진 선발은 없다"면서도 "양훈을 선발 후보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이후 줄곧 불펜에서 구원투수로 기용된 양훈이지만 프로 초기에는 선발로도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구위가 좋아진 만큼 구원뿐만 아니라 선발로도 생각하는 게 한대화 감독의 구상이다. 그러나 양훈은 들뜬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선발이든 구원이든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보다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 더 중요하다. 갖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훈은 스스로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도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역시 제구력을 길러야 한다"고 자가진단했다. 구위도 중요하지만 구위를 살리기 위해서는 제구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양훈의 생각. 그는 "이제 마음을 비웠다. 목표나 기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009년 활약도 마음을 비운 결과. 올 한해 양훈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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